
[사진=바이두]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앤트그룹은 홍콩·상하이 동시 상장으로 최대 300억 달러(약 36조원) 조달을 앞두고 있고, 이대로라면 조달 금액으로는 사상 최대가 된다”면서 “다만 투자자들은 앤트그룹에 투자하기 전 텐센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런 알리페이를 위협하는 중국 2대 온라인 결제 서비스는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챗페이다. 위챗페이의 최근 성장세는 매우 가파르다. 월마트와 디디추싱, 메이퇀 등 쇼핑 관련 업체들이 위챗페이를 연동하고 있고, 10억명이 넘는 중국인이 사용하는 중국 ‘국민 메신저 앱’ 위챗을 통한 게임 등에서 위챗페이 사용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한때 75% 점유율을 차지했던 알리페이의 올해 1분기 점유율은 55%까지 낮아진 반면, 위챗페이는 39%로 점유율을 높였다. 위챗페이가 36조 달러 온라인 결제시장의 일부를 개척하는 데 불과 5년 남짓 시간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텐센트는 위챗 미니프로그램(샤오청쉬)을 통해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구축하면서 알리바바가 장악하다시피 한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메이퇀과 징둥 등도 알리페이 견제를 위해 결제 방식에 알리페이를 배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전자상거래연구소 카오 레이 소장은 “알리바바의 경쟁사 중 일부는 텐센트를 의식해 플랫폼에서 알리페이를 제외시키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막강한 ‘위챗파워’를 가진 텐센트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텐센트에 대항하는 알리바바의 전략도 만만찮다. 앤트그룹 상장 후 알리페이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쇼핑과 더불어 자산관리 등 기능을 겸비한 복합 핀테크 플랫폼으로 업 그레이드시키겠다는 게 전략의 핵심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향후 5년 안에 앤트그룹의 매출액 80%가 중국 상인과 금융회사의 거래에서 나오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엔 이 부분의 점유율이 50%였다.
전문가들은 금융 서비스면에서는 알리바바가 텐센트보다 더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평가한다. 항저우 통계업체 차이브데이터의 쉬잉하오 최고경영자(CEO)는 “텐센트의 모든 사업의 ‘엔진’은 위챗으로, 위챗은 모든 텐센트 생태계와 얽혀 있어 앤트그룹처럼 분리될 수 없다”며 “그런 점에서 알리바바는 금융 관련 서비스를 훨씬 잘 통합해 왔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