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2위 현대건설은 올 상반기에 현금 및 현금성자산 증가액이 상위 10개사 중 가장 컸다.
현대건설은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지난달 27일 공모채를 통해 4100억원을 추가 조달하기로 확정했다. 당초 2000억원을 발행하려고 했지만 수요예측 결과 8500억원이 몰리면서 2100억원을 늘렸다.
시공능력평가 1위 업체인 삼성물산도 올해 상반기 현금성 자산은 3조2859억원으로 지난해 말 2조7044억원보다 5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10대 건설사 주중 현금성자산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포스코건설로 지난해 말에 비해 2605억원 늘어난 3조9555억원이다.
건설사들이 유동화 확대에 나서는 이유는 건설경기 악화 장기화에 대한 선제적 리스크관리의 목적이 크다. 8월 건설경기 체감지수(CBSI)는 지난달보다 4포인트 떨어진 73.5로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수치가 100 아래로 떨어질수록 현재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반기에도 지표 개선에 대한 희망보다는 현상유지 혹은 악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9월 CBSI 전망 역시 지난달보다 3.6포인트 오른 77.1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됐다.
[10대 건설사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변화 추이]
GS건설의 현금성 자산이 1조7929억원에서 1조9440억원, HDC현대산업개발도 3610억원에서 6219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말 1조226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1조4223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 7월과 이번달 각각 1000억원 규모 총 2000억원의 공모채 발행에 나서면서 유동성 확보에 계속해서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우건설은 건설사 중 최초로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의 지원을 받으며 회사채를 발행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외 건설경기 침체가 더 확대될 것이란 우려로 인해 가능할 때 최대한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공사대금의 원활한 회수 등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 건설사들의 현금자산 축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