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산가족 상봉 가능할까…'北거부' 쌀 5만t 지원 사업비 138억 환수 계획은?

2020-09-0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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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화상상봉 내부 준비 끝나…남북 합의만 남아"

"北 쌀 지원 연내 불발시 WFP 사업관리비 환수 방침"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희망했던 추석 계기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북한의 무반응 속에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설령 북한이 돌연 남측의 제안에 응한다고 해도 추석맞이 이산가족 상봉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관측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3일 2018년 ‘9·19 평양공동선언’ 합의 이후 이산가족 화상 상봉 관련 내부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대북제재 면제를 지난해 3월에 확보하고, 국내 13곳의 화상 상봉장 개보수와 물품 구매도 지난해 4월 이미 완료했다.

또 해당 대북물품은 현재 도라산 물류센터에 보관 중으로 대한적십자사와 KT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정기적으로 점검을 해왔다고 밝혔다.

당국자는 “남북이 합의한다면 기본점검 후 북측에 화상 상봉 관련 대북물품을 즉각 전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이 장관은 신희영 신임 대한적십자사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추석이 다가오는데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언택트(비대면) 시대를 맞아 화상 상봉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올해 추석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아 남북이 합의한다고 해도 ‘추석맞이’ 이산가족 상봉은 어려울 듯하다.

당국자는 “기존 경험에 비춰볼 때 남북이 화상 상봉 개최에 합의하면 대북물품 전달, 상봉 대상자 인선 및 생사 확인 등 관련 준비에 약 6주 정도의 준비 기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접촉이 제한되고,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고 외부물자 반입 검역을 강화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6주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를 찾아 화상상봉센터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통일부는 지난해 북한이 거부한 쌀 5만t 지원사업이 올해 중 진척이 없으면 세계식량계획(WFP)에 송금한 사업관리비를 환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올해 중 (대북 쌀 지원)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종료될 경우, WFP에 송금한 사업관리비는 환수하는 방향으로 WFP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국자는 “WFP 측의 적극적인 입장과 북한의 어려운 식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올해까지 WFP를 통해 북측과 협의를 지속하는 등 사업이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6월 통일부는 북한의 식량난 지원을 위해 WFP를 통한 국내산 쌀 5만t 지원을 결정하고, WFP에 운송비·장비구입비·모니터링비 등 사업관리비 명목으로 약 138억원을 지급했다. 쌀 구매 관련 예산은 집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해 7월 한·미연합훈련 등을 앞세워 쌀 수령을 거부했고, 해당 지원사업 진행은 연기됐고, 현재까지 보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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