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세진 코스닥 소액주주…경영권 소송 급증

2020-09-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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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공시 5년새 4배 가까이 증가

올들어 397건…대부분 경영권 분쟁

다중대표소송 도입땐 더 늘어날 듯

코스닥 상장사들의 소송 관련 공시 건수가 2015년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액 주주들의 경영참여가 늘어났고, 대주주와 투자자 간 갈등도 증가한 게 이유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연초 이후 8월 말까지 소송 관련 공시 건수는 397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에 기록한 320건 대비 24.06%가 증가한 수치다. 소송 관련 공시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15년 106건에서 2016년 161건으로 늘었고 2017년 204건, 2018년 246건 등 2015년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했다.

기업별 공시 건수를 보면 마이더스AI(옛 한류AI센터)가 27건을 공시해 최다를 기록했고, 이어 라이트론(19건), 코닉글로리(17건), 중앙오션(17건) 순을 나타냈다. 이들 기업 모두 경영권 분쟁이 이유다. 마이더스AI는 최근 최대주주가 대표이사를 사기혐의 등으로 고소하며 내분이 불거진 바 있으며, 라이트론은 최근 에바누스에쿼티파트너스와의 소송전이 일단락된 상황이다. 코닉글로리와 중앙오션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이외에도 판타지오(15건), 제이웨이(13건), 비디아이(12건), 이엠앤아이(10건), 경남제약헬스케어(10건) 등도 10건 이상의 소송 관련 공시를 제출했다.

눈에 띄는점은 소액주주들의 경영권 행사다. 코닉글로리는 2월과 4월 각각 정해종, 김광준 외 1명으로부터 주주명부열람가처분신청 및 주주총회 결의 효력정지 소송을 당했고, 제이웨이는 김태진 외 6명으로부터 의안상정가처분에 관한 소송을 당한 바 있다.

메이슨캐피탈은 지난 4일 소액주주연대 대표인 안원덕 외 8명으로부터 정기주주총회 의안상정 가처분 소송을 당했다고 공시했으며, 삼영이엔씨의 소액주주들도 전환사채 관련 콜옵션을 소각하고 신임 이사회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황혜경·이선기 공동 대표이사 및 이순대 사외이사 해임을 비롯해 황재우 전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신임 등 경영진 재편 안건을 골자로 하는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또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톡신에 대한 제조·판매중지 명령과 품목허가 취소를 받으면서 회사 소액주주들도 임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메디톡스는 지난달 제품 판매 중지 및 품목허가 취소와 관련해 법원으로부터 집행정지 결정을 받은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소액 주주들의 경영참여가 활발해지면서 최대 주주 또는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에 반기를 드는 소송 건수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여기에 최근 자금난을 겪던 기업들이 늘면서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이나 최대 주주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잡음이 나오는 기업들도 늘면서 소송 관련 공시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중대표소송이 도입될 경우 소송 건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소송전이 잇따르는 기업의 경우 회사가 사실상 재기불능 상태인 경우가 많다”면서 “극적인 회생이 어려운 만큼 투자자라면 해당 종목을 거르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자료=금감원 전자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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