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발언대] ‘다가온 마을 소멸 위기···리더의 소통이 마을을 살린다’

2020-09-0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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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을 위한 열린 마음···마을 현안 해결하는 물꼬

주민들이 기대하는 리더십···삶의 질 바꾸는 원동력

화악산에서 바라본 강원 화천군 사내면 사창리 마을. 27사단 '이기자 부대'는 이 지역에 주둔하고 있다. 하지만 국방개혁 2.0에 따라 부대해체가 결정됐다.(위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박종석 기자]


자연생태계 파괴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가져왔다. 기후변화는 조류독감, 광우병, 에이즈, 신종인플루엔자, 사스, 그리고 아프리카돼지열병, 코로나19 등 각종 감염병을 등장시키며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병뿐만이 아니다. 기후변화는 해마다 예측할 수 없는 홍수, 태풍, 폭염 등의 자연재해로 돌아왔다. 올해는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긴 장마와 폭우로 농촌 마을에 삶의 무게를 잃게 했다.
강원 화천군은 접경지역이다. 접경지역은 자연환경을 체계적으로 보전하기 위해 무분별한 개발을 방지하고 있다. 화천지역 경제가 60여 년 동안 군부대에 의존한 이유 중의 하나다.

하지만 그동안의 공생관계도 수명을 다해 가고 있다. 국방개혁 2.0에 따른 군부대 해체와 축소는 경제 붕괴뿐 아니라 인위적인 마을 소멸까지 이어질 태세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농어촌이 개혁을 이루지 않으면 30년 안에 10곳 중 4곳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때 접경지역 마을도 화려한 전성기가 있었다. 지역 상권은 군부대 장병들로 활기가 넘쳤다. 그러나 시대의 변화는 마을과 군부대의 동고동락 관계를 갈라놓았다.

대부분의 접경지역 자치단체들은 재정자립도가 낮다. 화천군도 재정자립도가 10% 내외로 생존을 위해 관광사업에 많은 공을 들인다. 화천산천어축제와 토마토축제가 대표적인 예다.

특히 2000년 ‘낭천얼음축제’로 시작된 화천산천어축제는 청정환경을 산천어와 연결하며 세계인이 즐기는 겨울 축제로 만들었다. 토마토축제도 매년 10만여 명 이상이 찾는 여름 축제로 자리 잡았다.

그렇지만 성공한 축제가 군민들의 삶을 충족시키지는 못한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화천군과 군부대의 의존성에서 벗어난 마을 자립에 공감하고 있다. 주민들 스스로 삶의 질을 높이는 생태적 마을공동체를 만들고 싶어 한다.

화천지역은 화악산을 비롯해 대성산, 석룡산, 적근산, 재안산 등 1,000m가 넘는 높은 산들이 많다. 여기에 그동안 잘 보존돼 온 자연환경은 생태적 마을공동체를 만드는데 최적이다.

생태적 마을공동체의 마을은 삶과 놀이가 하나다. 방문객도 늘어 마을은 항상 활력이 넘친다. 특히 원주민들과 귀농·귀촌을 한 외지인과 틈 없는 소통을 자랑한다.

이런 마을은 훌륭한 리더가 존재한다. 리더의 역할에 따라 마을의 흥망성쇠가 좌우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이 바뀔 수도 있다. 그 리더는 마을 이장이다.

이장직은 과거에 기피하는 분위기였지만 최근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수당 인상 등 근무 여건의 개선보다 마을 현안에 대한 역할과 권한이 많아서다. 주민들은 “이장이 군수와 동급이야”라고 말한다.

이장의 리더십은 마을 현안을 다툴 때 나타난다. 일부 이장은 마을 개발사업의 이권 개입이나 마을발전기금 등 비리 의혹에 휘말리기도 한다. 이와는 반대로 이장의 모범적인 리더십이 언론에 화제가 되기도 한다.

주민들은 마을에 다툼이 발생하면 갈등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조용한 농촌 마을은 고소와 고발에 소송까지 벌어지고 마을 이미지는 추락한다. 문제는 그 중심에 이장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태적 자원이 아무리 마을에 풍부해도 주민이 우선이다. 따라서 이장은 열린 마음으로 주민들의 낮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소통은 주민들의 자발성과 창의성, 그리고 열정을 끌어낸다. 또 마을 현안에 관해 이야기하며 고민하고 해결하는 물꼬를 트게 한다.

이처럼 리더의 소통은 삶과 놀이가 하나 된 마을로 만드는 밑거름이다. 또한, 마을에 신바람을 불어넣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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