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 동학개미··· 6개월 연속 벌었다

2020-09-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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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상위 10개 평균 수익률 11.9%

코스피 견인 BBIG7 1.7조 순매수

정보력·유동성 갖추고 증시 주도

개미(개인투자자)가 달라졌다. 코로나19 공포가 본격화한 올해 3월 이후 주식시장에서 꾸준히 돈을 벌고 있고, 수익률은 갈수록 높아져 8월 들어 가장 좋았다. 작년만 해도 개인투자자가 사들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대부분 손실을 내며 '개미 필패(必敗)' 공식을 썼지만, 올해는 코로나 폭락장을 기점으로 수익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현실화된 8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이 산 10개 종목 수익률은 평균 11.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시장수익률(코스피 3.4%)에 비해 8.5% 포인트 앞섰다.

개미가 투자했다고 모두 오르지는 않았다. 야구로 치면 10타수 6안타였다. 그래도 수익을 낸 종목마다 두 자릿수로 뛰면서 손실을 방어했다.

주가가 가장 많이 상승한 종목은 LG화학 우선주다. 회사 주가는 이달에만 41% 가까이 올랐다. 개미는 이달 LG화학 우선주를 1819억원 가까이 사들였다.

다음으로는 현대차 수익률이 40%로 가장 좋았다. 이어 LG화학(30.28%)과 카카오(18.5%), 삼성SDI(13.8%), 네이버(7.1%) 순이었다. 개미는 같은 기간 현대차와 LG화학, 카카오, 삼성SDI, 네이버를 각각 5485억원, 6278억원, 4396억원, 2322억원, 1738억원어치 샀다.

동학개미가 많이 사는 종목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올해 3월부터 도리어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다. 순매수 상위10개 종목의 월간 평균수익률은 3월 7.3%, 4월 4.1%, 5월 7.7%, 6월 2.6%, 7월 4.2%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만 해도 개미가 선호하는 종목은 손실을 내기 일쑤였다. 올해 1·2월만 해도 손실률은 각각 8.2%, 8.6%에 달했다. 2019년에는 4월(10.5%)과 10월(2.8%) 딱 2차례를 빼고 모두 손실을 냈다. 가장 손실이 컸던 지난해 5월은 손실률이 12.7%에 달했고 6월(-10.3%) 손실률도 두 자릿수였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증시는 개인들이 매수하는 종목이 더 상승하고, 올라가는 종목은 더 올라서 주도주가 명확해지는 장세"라며 "개인 주도장세인 3월 말부터 현재까지 개인들이 사는 종목군이 기관들이 사는 종목군보다 성과가 더 좋았다"고 말했다.

개미가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과거보다 정보력에서 뒤처지지 않을 뿐 아니라 유동성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급락 이후 유입된 개인 투자자 중 절반 이상이 2030세대였다"며 "최근 투자자들은 애널리스트 리포트나 업계 종사자들로부터 종목에 대한 지식을 쌓았던 과거와 달리 유튜브나 투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다"고 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막연히 시장 주변인으로 간주됐던 개인 투자자를 이제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가진 주체로 인식해야 한다"며 "실제 올해 코스피를 견인한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7의 개인 순매수는 1조7000억원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000억원, 1조1000억원 매도한 것을 감안하면 증시 주도주의 세력이 개인 투자자인 셈"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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