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 기준금리(LPR)를 넉 달째 동결했다. 최근 경기 회복 기대감 속 추가 통화 완화엔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공개시장 조작을 통한 유동성 주입은 계속 이뤄지며 시장에 온건한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신호는 계속 보내는 모습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년 만기 LPR이 전달과 같은 3.85%로 집계됐다고 20일 공고했다. 5년 만기 LPR도 4.65%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2분기 3.2%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되고 경기회복이 진행되면서 추가 통화완화 정책이 불필요해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은 줄곧 유동성은 합리적으로 충분한 상황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홍수와 같은 돈 풀기, 즉 '대수만관(大水漫灌)'은 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해 왔다.
대신 통화정책 수단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필요한 곳에 맞춤형으로 분무기처럼 물 뿌리듯 돈을 공급하는 '점적관수((點滴灌水)'를 강조했다. 앞서 17일 리커창(李克强) 총리 주재 국무원 상무회의에서도 “신규 대출이 실물경제, 특히 영세기업을 중점적으로 지원하도록 하겠다”며 “동시에 시장 중심의 금리 개혁을 통해 대출금리 하락을 유도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당분간 금리나 지급준비율 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그렇다고 통화정책을 다시 긴축으로 선회하지는 않을 것이란 게 시장의 전망이다.
실제로 인민은행은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잇달아 시중에 돈을 풀고 있다. 20일에도 인민은행은 LPR은 동결했지만, 7일물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거래를 통한 공개시장 조작으로 1600억 위안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했다. 이날까지 10거래일에 걸쳐 인민은행이 7일물 역레포 거래를 통해 시중에 공급한 누적 자금은 모두 9700억 위안이다. 금리는 2.2%로 이전 수준과 변함이 없었다.
저우마오화 광다은행 금융시장부 애널리스트는 공개시장 조작을 통한 자금 공급과 관련, "최근 은행권 금리, 지급준비율 동결로 통화 완화정책 기조에 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시장 예측을 낮추고 여전히 충분하고 합리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저우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론 지준율이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며 "하지만 하반기 맞춤형 지준율 인하, 금리 등과 같은 통화정책 수단은 여전히 통화정책 툴(tool) 안에 있다"며 “인민은행이 중국 국내 거시경제 환경, 신용대출 움직임 등을 보며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조절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