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9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는 18일 본지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낙연 대세론’에 대한 생각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김 후보는 본인의 강점으로 ‘희생’을 꼽았다. 그러면서 “이낙연 후보는 대선 주자”라며 “대선 주자는 본인의 지지율 관리를 우선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 지지율과 본인 지지율이 상치되는 상황이 오면 어떻게 처신하겠느냐”고 했다.
이어 “과연 자신을 희생하고 당을 우선하겠느냐”며 “그래서 당 대표만 할 사람이 이 시점에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임기 2년을 완주하는 당 대표와 임기 중 6개월 10일 정도 만에 그만둬야 하는 당 대표는 비전과 계획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내년 4월 7일 재·보선이 걸린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양대 도시인 서울과 부산에서 재보선을 치른다. 여기서 지면 11개월 뒤 예정된 대선까지 위험해진다”고 했다.
-‘2년 당 대표 임기 완수’와 ‘7개월짜리 당 대표’의 근본적 차이점은 무엇인가.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내년 3월 9일 사퇴해야 한다. 당 대표 보궐선거는 5월 9일 이전까지 치러야 한다. 다시 말해 3~4월은 당 지휘부 공백 상태가 되는 셈이다. 안 그래도 재·보선은 어려운 선거인데 당 지휘부도 없이 선거 준비가 어떻게 제대로 될 것이며 선거운동이나마 제대로 되겠는가.”
-당 대표가 되면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가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후보를 낼 것인가.
“후보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본다. 이 문제는 정당의 존립 근거, 존재 이유에 관한 문제다. 선거에서 후보를 내고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 공약을 실천하는 것이 정당의 본질이다. 정치는 현실이고, 명분만 내세울 순 없는 노릇이다.”
-서울시장 및 부산시장 후보를 낼 경우 비판 여론이 높아질 수도 있는데.
“만일 당원들의 뜻이 후보를 내는 것이라면, 당 대표가 국민께 사과를 드리고 당헌을 개정한 뒤 공천을 해야 할 것이다. 많은 비판이 쏟아지겠지만, 책임지는 당 대표라면 욕을 먹더라도 현실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야 우리 당 후보들도 여러 가지 비난에서 벗어나 제대로 미래통합당과 겨룰 수 있다.”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 과반을 얻었다.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쥐었지만, 칼자루를 함부로 휘두른단 지적도 나온다. 김부겸 체제의 여야 협치 플랜은 무엇인가.
“야당과 대화의 문은 늘 열려 있었고, 지금도 열려 있다. 당 대표가 되면 더 솔직하고 담백하게 야당과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보겠다. 누구보다 야당과 대화를 잘 할 수 있고, 야당에 대해 잘 아는 사람 중 하나다. 야당 스스로도 비판적 대안을 갖고 여당과 토론과 타협에 나서는 것이 야당과 국민에게도 이익이라는 점을 설득하겠다.”
-최근 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당 지지율이 떨어질 때는 두 가지 양상이 있다. 하나는 중도층이 떨어져 나가는 하락이고, 다른 하나는 핵심 지지층이 이완되는 양상이다. 지금은 부동산 문제와 미투 사건이 주요인이고, 그래서 중도층이 떨어져 나가는 하락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후반기를 맞았다. 정권 재창출을 위한 복안이 있다면.
“민주당이 취약지역에서 정당 지지율을 평소에 올려두는 것. 그다음 좋은 후보를 선출할 것. 마지막으로 선거운동에 필요한 정책과 공약을 당 차원에서 미리 치밀하게 준비해 둘 것. 정권 재창출의 가장 확실한 길은 이 세 가지다.”
-최근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 발표에도 집값 안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집값 폭등·시장 불안정 등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문제가 현재 표출된 것으로 보는가.
“부동산 가격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형성된다. 공급, 수요, 금리, 시장참여자의 심리 등이다. 정부 정책 효과는 시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단순히 우리 정부가 내놓은 정책들만의 실패로 돌릴 수 없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그린벨트 300만평 해제’, ‘빚내서 집 사라’ 등의 정책 모두 현재 폭등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도 부인해서는 안 될 것이다.”
-최근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을 교착 국면을 풀 해법으로 제시했는데.
“북한도 대결적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 대화는 언제든지 가능하다. 북한의 행동 변화를 이끌기 위한 우리가 가진 최소한의 카드가 인도주의적 대북지원이라고 본다. 엄한 시부모 역할을 하는 한미워킹그룹의 반대가 있더라도 시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