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이전으로 돌아간 일본 경제...코로나19 재유행에 회복도 난망(종합)

2020-08-1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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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2분기 실질 GDP, 연율 27.8% 급감

지난해 3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경제 뒷걸음질

코로나19 재유행에 경제 회복도 빨간불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이 올해 2분기(4~6월) 사상 최악의 경기 위축을 기록했다. 최근 본격화한 코로나19 재유행은 향후 경제 회복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는 17일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7.8% 감소(속보치)했다고 발표했다.

연율로 환산하면 -27.8%다.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1분기(1~3월)에 기록한 연율 -17.8%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악의 성적이다. 시장이 예상한 -27%보다도 나쁜 결과다.

이로써 일본 경제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됐다.

로이터는 일본의 실질 GDP가 485조엔(약 5399조원)까지 수축하면서 2011년 2분기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고 지적했다. 2012년부터 시작한 아베노믹스 성과가 물거품이 된 셈이다.

앞서 일본 유력 싱크탱크인 일본경제연구센터(JCER)는 일본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되찾기까지 4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소비세율 인상 여파에 지난해 3분기(7~9월)부터 역성장을 시작한 일본 경제는 올해 코로나19 위기라는 이중고를 맞으면서 전례없는 침체로 빠져들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사태 선포로 개인 소비를 중심으로 경제 활동이 큰 차질을 빚은 탓이다. 아베 신조 일본 정부는 4월 7일 7개 지역을 시작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16일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했고 5월 25일에 긴급사태를 해제했다.

항목별로는 GDP의 절반 이상을 기여하는 개인 소비가 4~6월에 전분기 대비 8.2% 급감했다. 대외 수요 위축으로 수출은 18.5% 쪼그라들었고, 설비투자도 1.5% 줄었다.

긴급사태 해제 후 경제가 회복 신호를 보내고는 있지만 문제는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NHK에 따르면 16일까지 일본 전역에서 나흘 연속 1000명 넘는 신규 확진자가 쏟아졌다. 일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만6926명으로 불어났다.

전문가들은 3분기(7~9월) 일본 경제가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되 회복세는 미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린추킨연구센터의 미나미 다케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현 분기에 일본 성장률이 플러스를 가리키겠지만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적으로 경기 반등이 지지부진하다"고 짚었다.

코로나19 대응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아베 총리는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긴급사태 선언을 피하고 있다. 설상가상 아베 총리의 건강이상설까지 증폭되면서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 반경 도쿄 시나노마치에 있는 게이오대학 병원을 찾았다. 관계자들은 통상적인 건강 검진을 위한 것이라며 입원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6월 17일 마지막으로 검진을 받은 아베 총리가 2개월 만에 다시 병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강이상설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이달 초에는 아베 총리가 집무실에서 피를 토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아베 총리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본 정가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 등에 따른 피로 누적으로 아베 총리가 지친 것 같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06년 1차 내각 출범 후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해 1년 만인 2007년 스스로 퇴진한 바 있다.

일본 경제는 올해 4월부터 내년 3월까지인 2020/21회계연도에 마이너스 성장과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의 최신 여론조사에서 전문가들은 현 회계연도 일본 성장률 전망치를 -5.6%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0.3%로 각각 제시했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대규모 재정·통화 부양책을 가동하고 있지만 심각한 경기 위축에 따라 추가 부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 커질 전망이다.

IHS마킷의 다구치 하루미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일본 정부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3차 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면서 "지금으로선 기업들의 도산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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