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히어로의 탄생
- 어썸스쿨은 어떻게 탄생했나
“첫 시작은 청년 커뮤니티였다. 청소년에게 전달해주고 싶은 교육을 연구해보는 생각에서 출발했고, 연구를 바탕으로 학교에 나가 소규모로 수업을 진행했다. 당시 학생들의 반응이 좋았고, 2013년 9월 미래학자 정지훈 교수님으로부터 엔젤투자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 당시 진행했던 교육은 어떤 내용이었나
“PBL(Project Based Learning)이라는 말도 생소할 때 안산에 있는 경안고등학교에 가서 수업을 했다. 아이들이 자기가 원하는 프로젝트를 찾고, 계획을 세우고, 실제 진행한 프로젝트 내용을 발표하는 과정이다. 한 사례로, 외국에서 유행하던 하이파이브 프로젝트를 모방해 학생들이 행복하게 등교할 수 있도록 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체육대회 기간이었는데, 체육대회는 운동 잘 하는 몇몇 학생만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최대한 많은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학교 근처 공터에서 플래시몹을 기획하기도 했다.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발표하는 시간에는 교내 시청각실이 꽉 찰 정도로 관심을 많이 받았다.
- 학교를 만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건물이 갖춰진 학교가 아니라 기존 인프라 안에서 새로운 학교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토요학교’라는 이름을 만들어 1년 과정 커리큘럼을 몇몇 학교에 제안했다. 투자금을 다 쏟아 부어서 만든 교육 이론서가 바탕이 됐다. 커리큘럼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중심이 된다. 나의 정체성, 역사, 태도, 관계, 두려움, 욕망이 주제다. 원래 20명 대상 프로젝트였는데, 100명이 모였다. 2018년까지 참여한 학생은 400명 가까이 된다.
- ‘히어로의 탄생’이라는 브랜드를 쓴다
“히어로의 탄생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학교를 아무리 오래 다녀도 ‘ 너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야?’라는 질문은 아무도 해주지 않는다. 가장 슬플 때, 기쁠 때도 생각하지 못한다. 사람은 자신이 정점에 있을 때와 바닥에 있을 때를 인지하고, 트라우나마 삶의 의미를 되짚어 볼 때 서사가 만들어진다.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생기면 ‘나는 고유하다. 특별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히어로의 탄생은 학생들이 자신 안의 이야기를 만들면서 특별한 자아를 발견할 수 있는 과정이다.
히어로의 세상과 도전이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사람들은 평범한 일상을 살다가 위기가 닥치고, 이에 싸우고 절망하다가 다시 그 위협을 무찌르면서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된다. 영웅만이 고난과 극복이 있는 게 아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과 트렌드에 따라 빠르게 변한다. 세상 흐름에 휩쓸리지 않으면서 스스로 사고하고, 고민하는 학생들을 위해 만든 교육이다. 학생들은 이미 재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아직 그 사실을 모를 뿐이다. 학교는 이를 발현시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미 한 명 한 명이 히어로다.“
지속가능한 교육, 변화시키는 교육
- 학교 외에 민간과 함께 하는 파트너 사업도 진행 중이다
“과거에는 비즈니스 사업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우리 브랜드를 추구해야지 딴 짓을 하면 안 된다는 시각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아산나눔재단에서 먼저 제안이 왔다. 2016년 경이었는데, 우리 의견을 정말 많이 존중해줬다. 하고 싶은 일은 거의 다 하게 해줬다. 아산나눔재단도 청소년에게 기업가정신을 알려주는 사업을 추진하고 싶었는데, 어썸스쿨이 이 분야에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사실 중‧고등학교는 돈이 별로 없다. 우리가 추구하는 교육은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1년 과정이다. 경안고 같은 사례를 전국 150개 만들기가 목표인데, 학교가 가진 재정상황으로는 진행할 수가 없다. 시‧도‧군에 하나씩 만들면 되는데 그것도 어렵다.
파트너 사업은 그래서 중요하다. 처음에는 1회성 교육을 말하다가 나중에는 6회, 10회, 한 학기로 늘어났다. 아산나눔재단은 이런 제안들을 다 들어줬고, 장기교육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 현대해상과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현대해상도 체인지메이커 관련 CSR 사업을 많이 한다. 마침 청소년 섹터가 비어 있었는데, 어썸스쿨과 함께 하게 됐다.”
- 어썸스쿨이 생각하는 교육은 어떤 의미를 가지나
“공교육의 국영수 수업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언어적인 사고와 수리적인 사고는 특히 그렇다. 다만,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에 그쳐서 안 되고, 학생들이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줘야 한다. 교육은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굉장히 큰 도구다. 학생들이 부딪힐 문제, 부딪히고 있는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면서, 건강하게 가능성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육자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