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트위터도 뛰어들며,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의 인수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에 따라 최소 300억 달러에서 최대 500억 달러(약 36조~60조원)까지도 추정되는 틱톡의 몸값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틱톡 인수전, '트위터' 참가 저울질...빌 게이츠는 MS에 경고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다우존스 등 외신은 트위터가 틱톡의 미국 사업 합병 여부를 놓고 예비협상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향후 트위터가 틱톡과 실제 합병 타결을 추진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매체들은 지적했다.
현재 틱톡의 인수 협상에는 틱톡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와 MS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MS는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기업의 틱톡 인수에 반대를 표명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설득했다면서 다음달 15일까지 인수 협상과 계약을 마무리짓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MS의 창업자이자 전 CEO인 빌 게이츠는 MS의 틱톡 인수가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게이츠는 현재 MS의 경영권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기술 고문직만 유지하고 있다.
그는 이날 IT전문지 와이어드에서 "소셜미디어 사업에서 덩치를 키우는 것은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라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기이한 거래 원칙도 MS가 모두 처리해야 한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이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틱톡 인수를 잠정 허용하긴 했지만, 모기업인 바이트댄스와의 거래를 전면 금지하고 향후 인수 완료 시 높은 비율의 '수수료'를 정부에 내야 한다는 방침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틱톡+트위터=?"...트위터, 자금 부족해도 강점 많아
WSJ와 블룸버그 등은 "트위터와 틱톡이 합병한다면 그간 짧은 글과 이미지에 초점을 맞췄던 트위터 시스템이 전면적으로 재편할 것"이라면서 "이는 과거 트위터가 추진했던 방안"이라고도 지적했다.
과거 2012년 당시 시장에서 부진 조짐을 보이던 트위터는 서비스 쇄신을 위해 '바인'이라는 6초짜리 반복 동영상 서비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다만, 트위터는 자사 서비스와 바인의 적절한 융합책을 찾아내지 못한 채 경쟁업체에 뒤처졌다. 이후 트위터의 계속된 부진에 2015년 재영입된 잭 도시 CEO는 이듬해 비용 절감을 위해 바인 매각을 추진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에 따라 SNS 플랫폼 점유율은 높지만, 여전히 마땅한 새 기능을 내놓지 못하는 트위터로서는 틱톡 인수가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MS나 틱톡보다 규모가 작은 트위터는 인수자금 충당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현재 트위터의 시가총액은 290억 달러(34조4000억원) 규모인 반면, MS는 1조6000억 달러(1900조원)로 트위터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기업 현금자산 역시 지난 6월 기준 트위터는 78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MS는 1360억 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다.
한편, 로이터 등의 앞선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추정하는 틱톡의 기업가치 평가액은 360억 달러(약 43조원)가량이며, 틱톡 인수금액으로는 300억~500억 달러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트위터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MS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도 봤다.
최근 미국 의회와 법무부 등은 페이스북·아마존·구글(알파벳)·애플 등을 상대로 디지털 플랫폼 독과점 의혹 조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 SNS 시장에서 절대적인 점유율을 차지한 틱톡을 인수할 경우, 기업 규모가 작은 트위터는 MS를 비롯한 잠재적 경쟁자들보다 반독점 조사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트위터는 지난 2009년 중국 당국에 의해 접속이 차단돼 있기에, 중국 사업 역시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강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정보 유출을 비롯한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틱톡과 위챗 등 중국산 앱과 온라인 서비스의 미국 시장에서 퇴출하는 '청정 네트워크' 방침을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