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구리시 '우리동네 상권활성화재단' 이사장인 안승남 시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람중심, 서민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각박한 회색도시에서 전통시장의 정겨움은 100년, 1000년이 흘러도 우리 곁을 지켜야 하는 숙명이다. 전통시장이 지역·시장마다 각기 다른 모습과 서비스, 차별화 전략으로 생존의 길을 가더라도 사람중심, 서민경제 의미를 잃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 시장은 '우리동네 상권활성화재단'을 설립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하나의 공동체로 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 전통시장은 서민들의 애환의 장소다.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어릴 적 할머니, 어머니 손에 이끌려 가던 추억들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시대와 생활이 변한 혁신의 물결 속에서도 고집스럽게 떠나보낼 수 없는 이유다. 서민경제의 한 축이란 용어로 거대한 유통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은 현재 진행 중이다. 하지만 전통시장의 행복은 경제논리로 빼앗길 수 없는 숙명이고, 운명이다. 이런 이유로 생존의 길을 가고 있다."
- 정부·지자체·상인이 전통시장 상권 활성화를 위해 함께하는데.
"상권 특색을 반영한 테마구역을 조성한다. 쇼핑·커뮤니티·청년창업·힐링 등이 이뤄지는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핵심이다. 구도심 뉴딜사업의 일환인 상권르네상스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상권으로 형성된 골목상권과 시장, 상점가, 상업지역을 하나로 묶어 지역 상권을 활성화한다. 전통시장과 상점가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구리전통시장은 지난해 5월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5년간 국비와 시비 80억원을 투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는 소상공인에게 특화된 사업개발 기회가 제공됐음을 의미한다. 엔진역할이 우리동네 상권활성화재단이다."
- 코로나19 여파 속, 서민경제 희망으로 상권활성화재단이 주목받고 있다. 설립 취지는.
"시장 선거 때 시민과의 약속이다. 재단 설립을 약속할 때만 해도 기업형 쇼핑시설이 확산하고, 시장 상권이 침체하면서 소상공인 자력으로 고객 확보에 한계가 있을 거라 우려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재단 설립 시기를 놓치면 꼭 필요한 도움을 주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설립에 속도를 냈다. 정부도 상권활성화구역제도와 시설현대화사업 등 새로운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어려운 점도 있다. 시민들의 눈높이는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전통시장은 구조적으로 이에 부합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고통스러운 구조조정과 새로운 활성화기법 개발 등 시장경쟁 논리와 전통시장만이 갖는 특성에 맞게 차별화 생존방안이 필요하다. 특화·전문형시장,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전환·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
- 상권활성화재단은 어떤 역할을 하나.
"지역 역사문화를 활용하고, 공공디자인·공공예술·스토리텔링 기법을 도입해 멋진 사진 한 컷을 만들어내는 특별한 공간을 조성한다. 옛 모습을 연상시키는 저잣거리를 예로 들 수 있다. 온라인 시장이 경제적이고, 대형쇼핑센터가 멋진 쉼터라 해도 사람들의 정겨운 이야기가 있는 전통적인 매력까지 갖출 수는 없다. 서울 강남의 가로수길과 같은 차별화로 경쟁력을 갖추겠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전통시장도 만들겠다. 사회적기업 육성 정책과 연계해 고령자, 여성 등에게 새 일자리를 창출하겠다."
- 지원체계 차별화 전략은.
"지원체계를 '행정-전통시장-소비자'의 수직적·일반적 관계에서 '행정-전통시장-지역사회·기업체-전문가-소비자'가 상호 협력하는 네트워크 구조로 전환하겠다.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필요재원은 정부 주관의 공모사업을 통해 확보했다."
- 전통시장·대형마트·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상생 상업환경구축 방안은.
"'지역과 함께하는 상업환경 만들기' 조례를 제정하겠다. 국가도 나서 전통시장 살리기 관련 법안을 시행해 상생공존의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직접 당사자인 상인들도 각고의 노력을 펼쳐야 한다. 힘든 시련과 위기감을 느끼고 나서야 새로운 발상과 창의적인 노력이 생겨난다. 이처럼 자신들의 이익만을 고집하기보다는 대형 유통점의 맹점을 찾아 전통시장만이 할 수 있는 적극적이고 자주적인 마케팅 노력에 나서야 한다."
- 굴지의 대형마트가 폐점하거나 폐점을 검토하고 있다. 전통시장 생존전략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구조 변화에 따라 전통시장 상인들도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전국 각지 우수사례 시장을 벤치마킹해 이를 자료화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도모해야 한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먹고, 마시는 일은 중단할 수 없다. 현재 구리전통시장이 생동감으로 가득 차 있다. 코로나19 지역 확산 확진자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장사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매장 판매와 비대면 시장 내 맛집·제품 소개, 배달서비스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온·오프라인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한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통시장 상인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자생력 역량 강화 교육을 하겠다."
- 시민과 상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
"시민들은 공동체의식을 발휘해주고, 지역상권의 주요 소비계층이 돼달라. 그 첫걸음이 지역화폐인 구리사랑카드 사용이다. 지역 외로 자금이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 건물주도 착한임대인이 돼달라. 코로나19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임차인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건물주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상인들에게는 시민을 대표해 위로의 말을 전한다. 이 위기가 기회일 수 있지만 언제 끝날지 모른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일상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제품과 서비스 질 향상, 위생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언택트 시대에 적응하는 전문경영인이 돼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