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인어] 세금과 죽음

2020-07-24 08:14
  • 글자크기 설정

 



1427년 재위 9년째 세종이 낸 과거시험 문제는 ‘취민유제(取民有制)’였다. 백성에게 세금을 거두는 일에는 잘 정비된 제도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비슷하지만 고약한 말을 서양사람도 했다. 루이 14세때의 재무장관 바티스트 콜베르다. “세금을 징수하는 기술은 거위에게서 최대한 많은 깃털을 최대한 소리나지 않게 뽑아내는 것과 같다.” 언제부터인가 세금이 술안주가 됐다. 급조한 ‘제도’가 세금을 마구 뽑아내는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집값이 올라 좋기는 한데 차익은 먼 미래고 오른 세금은 눈앞의 현실이다. 역사상 혁명은 거의 예외없이 조세저항이 불씨였다. 털 뽑힌 거위들이 거리로 뛰어나왔다. 죽음과 세금은 피할 수 없는 ‘무서운 두 가지’라지만, 세금이 과하면 국민은 죽기를 각오하고 저항한다. 프랑스혁명과 미국 독립혁명이 그랬다. 지금 ‘으악세(稅)’ 비명의 크기가 심상찮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