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항공업 재편의 꿈....7개월 만에 '초유의 실직 사태'로 마무리

2020-07-2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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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결국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를 공식 발표했다. 제주항공의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한 항공업 재편 의지가 코로나19 위기에 직면하면서 7개월 만에 법적 공방으로 번지게 됐다. 당장 이스타항공 직원 및 협력업체 직원 2000여명이 길거리로 나앉게 돼 사상 초유의 실직 사태가 예고된다. 

제주항공은 23일 오전 지난 3월 2일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했던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한다고 공시했다.  

제주항공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지와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고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18일 "새 역사를 만들자"며 이스타항공과의 인수·합병(M&A) 결정을 발표했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HDC그룹에 패배했지만, 굴하지 않고 이스타항공 인수에 재도전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항공업 재편을 위해서다. 코로나19 위기에서도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2일 SPA를 맺었지만 계약서상 선결조건 문제가 불거지며 결국 인수합병이 무산됐다.  

당장 이스타항공은 출범 13년 만에 공중분해될 위기에 놓였다. 이스타항공 직원 1600여명 및 자회사 직원 400여명은 당장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07년 10월 전북 군산을 거점으로 설립한 회사다. 지난해 한·일무역분쟁에 이어 코로나19 타격까지 악재가 겹치며 현재 완전자본잠식(-1042억원) 상태다. 또한 제주항공과의 M&A과정에서 체불임금 250억원을 포함해 총 1700억원의 미납금 문제가 불거졌다. 이스타홀딩스 설립과 연관된 편법 승계, 자금 출처, 매각 차익 등과 관련된 의혹까지 불거지며 오너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졌다. 당장 이스타항공은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도 이스타항공을 단독 지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결국 법정 관리 수순이 불가피하다. 

양측의 주식매매계약상 선결 조건 이행 여부를 놓고 양사의 입장차가 엇갈리는 만큼 향후 계약 파기의 책임과 계약금 반환 등을 놓고 법정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이스타홀딩스 측에 건넨 이행보증금 115억원 반환을 요구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은 이미 법리 검토를 위한 자문단을 꾸렸다. 특히 이스타항공 경영에 개입한 문제는 법적 분쟁으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경영에 관여한 바 없다며 부인해온 상황이지만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도덕성 논란은 물론, 향후 법적 공방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 측은 최근 공개된 양사 경영진 간 녹취록 및 회의 자료 외에도 제주항공이 셧다운과 구조조정을 지시한 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한 상태다.

지난 3월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는 이스타항공에 "지금은 셧다운하는 것이, 예를 들어 나중에 관(官)으로 가게 되더라도 맞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 9일 국제선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같은 달 24일부터는 그나마 남아있던 국내선까지 아예 운항을 중단하는 사상 초유의 '셧다운'에 돌입했다.

이스타항공은 이 과정에서 고용유지지원금 조차 신청하지 못했고 운항에 필수인 항공운항증명(AOC)의 효력도 지난 5월 정지됐다. 이로 인해 항공기 23대 중 10대를 연내 반납해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 실행도 어렵게 됐다.

AOC를 다시 받으려면 감항증명(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다는 증명)과 소음저감증명 등을 새로 받아 제출해야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전 직원이 유급휴직 중이라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없는 상태다. 또한 조종사 60여명도 운휴 조치로 인해 90일 이내 비행기 3회 이상 이착륙 기준을 충족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제주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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