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칼럼] 언택트가 가져온 교육분야 변화에 대한 소고

2020-07-17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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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고려대 융합경영학부 교수]





금일 본교의 1학기 수업에 대한 최종 성적이 마감되었다. 하지만, 한 학기를 잘 마무리했다는 느낌보다는 다음 학기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다. 올해 초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감염의 확산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은 우리 사회의 언택트(untact·비대면) 문화를 급속도로 확산하였으며, 교육환경은 커다란 변화의 소용돌이에 최소한의 구명조끼도 준비하지 못한 채 내밀렸다.

감염증의 확산 우려로 인해 대학의 개강일은 2~4주 연기되었으며, 개강 후 첫 2주간의 온라인 강의는 의무화되었다. 이때만 하더라도 설마 한 학기 전체가 온라인 강의로 진행될 것이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사실 코로나 이전 우리나라 대학의 온라인 강좌 수는 전체 수업의 1%도 되지 않았다. 태생부터 온라인 수업 방식을 채택한 사이버대학과 달리 전통적인 대면교육 방식에 익숙한 일반 대학들에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많은 오류와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일정규모 이상의 학생이 수강하는 과목들은 온라인 동영상 녹화수업 또는 실시간 온라인 비대면 교육방식으로 변경되었고,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완화된 시점 이후에도 학생 전체의 동의가 없이 대면수업은 불가능했다. 과거 전통적인 대학의 교육방식은 지정된 시간에 교수자와 학생이 지정된 동일 공간에서 강의 및 상호작용 등을 통해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었다면, 온라인 비대면 교육은 정보통신기술의 활용을 통해 서로 다른 장소에서 시간적 차이에 의한 학습을 가능하게 하였다.

물론 초기 급조된 환경 속에 맞이한 온라인 개학과 더불어 사이버 강의는 교수자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큰 혼란을 야기했다. 이번 20학번 신입생들은 입학 후 한번도 학교에 와보지 못하며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안타까운 사태가 이어졌으며, 이번 졸업생들 역시 정겨운 교정에서 가족과의 졸업식 사진 한장 남기지 못했다. 재학생 및 학부모들 역시 온라인 강의로 인한 학습권 침해를 이유로 등록금 및 수업료 감면 등에 대한 요구가 이어졌다.

누구 하나 만족하지 못한 교육이 이루어진 것이다. 대학들에게 전통적인 학교라는 교육의 울타리는 급격하게 허물어졌으며, 한편으로 대학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은 더욱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솔직하게 사립대학은 12년째 등록금 동결 및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수입 감소, 더군다나 지방 대학의 재정에 막대한 지원이 되어주던 외국인 학생들의 상당수가 휴학 및 입학을 취소하게 되면서, 우리 대학의 재정구조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 결국 지난달 21일 정부는 정부 재정 지원을 통한 대학등록금 환급요청에 대해 불가 의견으로 입장을 정리하였다.

모두의 의견은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수업료 감면만이 아니라 학점의 상향을 당연하게 요구하는 이해 못할 의견도 제시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이버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생각보다 높다. 학기 중, 창업교육과 관련한 일부 교육 수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이기에 추가적으로 대학의 학생 만족도 조사 결과를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지만, 한 가지 고무적인 것은 온라인 수업의 시공간적 효과는 교육 만족도의 대표적 요인 중 하나로 도출되었다는 점이다.(*)  

교수자뿐 아니라 학생 모두 힘들었던 사이버 강의였지만, 정해진 시간에만 학습을 해야 하는 대면강의와 달리 자유로운 강의시간과 함께 학교에 오지 않는 데 따른 등하교 등 이동시간 절감이 오히려 학생들의 만족도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이버 강의의 만족도에는 서로간의 상호작용이라는 기본적인 전제가 있다. 이번 비대면 수업을 통해 외국인 학생들의 성적이 크게 향상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녹화강의 및 실시간 강의 모두 녹화기능을 통해 학생들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반복적인 학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실시간 대면강의에서는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갈 수 있던 부분도 재차 반복적으로 학습함으로써 이해가 높아지는 결과를 가지고 온 것이다.

이미 시작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이제는 획일적·경직적으로 교수자가 학생에게 지식을 집어넣던 교육방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요즘의 학생들은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친숙한 소위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이다. 학생들이 이야기하는 교육의 질은 온라인 수업이라 하여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의 부재에서 오는 문제이다. 온라인 교육에서 질의응답이나 피드백이 잘 이루어질 때 학습효과가 높아질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며, 이에 대한 책임은 교수자에게 있다.

그렇지만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한쪽의 일방적인 노력만이 아닌,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비대면 수업 중 오히려 더 많은 질문과 학생들의 참여를 경험함으로써 활기찼던 수업이 있는 반면, 교수자에 의한 일방적인 수업만이 이루어지면 지루하고 만족도 역시 떨어진다. 교수와 학생 간의 질의응답이나 피드백이 비대면 수업에서 더욱 중요하다.

예견되어 있던 교육분야의 변화가 기대보다 빨리 온 것도 사실이지만, 이를 거스를 수는 없어 보인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학령인구의 지속적 감소와 이에 따른 대학의 재정문제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여 왔다. 과거 상아탑으로서 지식의 창출과 확산을 통해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지식기반경제 아래에서 대학의 역할은 점차 지역사회의 요구에 맞춰 지식의 원천, 혁신의 씨앗, 성장의 원동력으로서 지역 및 국가의 사회·경제·문화적 발전에 기여해야 하는 형태로 변화하였다.

이제 대학은 기존의 교육과 연구라는 전통적 목적뿐만 아니라 사회와의 소통을 통한 사회발전에 이바지해야 하는 주체 역할도 담당해야 한다. 더 이상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에 의해서만 대학을 평가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대학은 다른 기관과 마찬가지로 대학의 진정한 이미지를 재조명하는, 사회발전에 대한 헌신을 포함한 다른 요소 등이 평가되어야 한다. 언택트 시대, 대학의 역할과 책임을 총체적으로 보고 현재만이 아닌, 의사결정의 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변영조, 이상한, 김재영, '동기식 온라인창업교육의 학습자만족 모델 개발', 지식경영연구 21권 2호, 119-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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