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1년 뒤, 故최숙현 선수의 비극은 누구도 막지 못했습니다. 사실 그 사이에도 세간에 알려진 체육계의 가혹행위는 여전했습니다. 그러니 어쩌면 '안 막았다'고 보는 편이 정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최 선수는 마지막까지 자신이 겪은 부조리를 알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뛰었기 때문이죠. 정작 움직이지 않은 것은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이들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재발을 막겠다는 진부한 약속이 나왔습니다.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다시는 선수가 희생되는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하도록 하겠습니다."고 말했습니다만, 여론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아무리 가해자들을 색출해 보란듯이 처벌한들, 최 선수는 이미 불귀의 객이 되었고 유족들의 아픔은 치유할 방법도 없을테니 말이지요.
오랜 세월 지속된 악습, 그리고 이를 묵인하는 체육계, 번번이 소를 잃으면서 외양간도 못 고치는 당국. 우리의 혈세는 오늘도 길을 잃고 방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