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진단키트가 반등을 노린다. 기존 진단키트 업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대비해 진단키트에 필요한 핵산추출시약과 장비를 자체 개발하며 수출 2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셀트리온과 GC녹십자엠에스 등은 항체진단키트를 앞세워 진단키트 해외수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굴지 바이오기업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또 셀트리온은 항체를 이용한 진단키트 ‘항체신속진단키트’의 수출도 앞두고 있다. 국내 진단키트 전문업체 ‘휴마시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항체신속진단키트를 유럽과 미국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항체신속진단키트는 저렴한 비용으로 손쉽게 많은 환자를 검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항체 형성이 본격화되는 발병 후 1주일 이후부터 민감도를 나타내 완치자 퇴원 확인용 등으로도 쓰인다.
GC녹십자엠에스는 지난 5월 항체진단키트 2종에 이어 6월엔 분자진단키트 1종에 대한 수출 허가를 받았다. 항체진단키트는 소량의 혈액만으로 약 10분 이내에 진단이 가능한 제품으로, 현장에서 신속한 현장진단이 가능하다.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는 개발도상국 등에 적용할 수 있으며, 항체진단과 분자진단 2가지 방법을 병용하면 코로나19 진단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내다봤다.
씨젠, 솔젠트 등 진단키트 선발업체들은 핵산추출시약과 장비를 자체 개발하며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솔젠트, 코젠바이오텍, SD바이오센서 등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에 나선 것도 품질 개선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다만 업계에선 앞으로 시장이 양분화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부와 민간기업의 지원으로 품질 경쟁력이 제고된 선발 업체들에 비해 후발업체들은 높아진 시약값과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한 가격경쟁력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약 원재료는 대부분 글로벌 제약사에서 공급하는데, 최근 들어 진단키트에 필요한 시약 원재료 값이 6배나 뛰었다. 후발업체들은 원재료 값에 치이고 제품 가격은 낮아져 이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반면 “씨젠이나 솔젠트 등 업체들은 시장 참여자가 늘어나도 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지지 않았다. 앞으로도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정부기관을 공략하며 글로벌 기업과 질적인 측면에서 경쟁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혁민 세브란스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대한진단검사의학회 감염관리 이사)는 “2009년 신종플루 이후 분자진단(PCR)에 대한 시장이 빨리 열려 많은 업체들이 제품을 개발하고 있었고, 이들을 평가하는 전문가 단체도 있어 국내 진단키트 수준은 선진국 대비 꽤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는) 수출 지원만 해선 안 된다. 중국사례를 꼭 기억할 필요가 있다. 현재 K-방역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한국에 필요한 것은 품질 제고”라면서 “아직은 단순히 PCR을 만드는 수준에 그쳐있다. 핵산추출시약 시장, 장비 개발과 공급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국가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 또 제품을 보수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제도 역시 동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정부도 롤러코스터를 타는 진단키트 시장을 신중하게 지켜보는 모양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그동안 정부는 수출동향에 ‘코로나19 진단키트’ 항목을 공개했지만, 지난 5월 들어 수출액이 줄어들면서 국내 진단키트 기업들의 주가가 요동치자 6월 수출동향에서 진단키트 항목을 제외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그동안엔 (관세청에서) 임의로 항목을 가공해 수출액 통계치를 공개했지만, 수출액 통계치가 실제 기업의 실적과 일치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국민들에게 혼선을 줄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앞으론 통계치를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