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룡 칼럼] 코로나19와 예정된 전쟁

2020-07-16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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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출간된 화제의 책 '예정된 전쟁(Destined For War)'은 2500년 전 그리스반도의 패권국가인 스파르타와 신흥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아테네와의 갈등이 결국 펠로폰네소스전쟁(BC 431-BC 404)으로 귀결되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대하여 역사적 교훈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 책은 저명한 역사학자인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학 교수가 현재 충돌하고 있는 미·중 간의 패권 다툼을 이러한 '투키디데스의 함정'의 시각으로 보아 미·중 간에 현명한 해결책을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를 구성하고 있다. 사실 기존 지배세력과 신흥세력이 부딪칠 수밖에 없는 ‘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의한 ‘예정된 전쟁’은 국제정치뿐만 아니라 산업계에서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삼성전자가 오늘날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이 된 것도 이러한 ‘예정된 전쟁’에서 치열한 전투를 겪고 승리한 결과이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1983년 당시 변방의 대한민국 삼성전자가 점점 세력을 키워 막강 미국 반도체를 꺾고 세계시장을 지배한 일본 반도체에 대항한 것이다. ‘예정된 전쟁’을 일본 업체와 치르고 1990년대 중반부터 주도권을 잡기 시작하여 아직까지 세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TV와 LCD도 일본업체를 누르고 세계 1등을 하고 있다.

30년 이상 휴대폰 패권을 지켜온 노키아(NOKIA)에 신흥 애플이 도전하여 6년 만에 노키아를 무력화시키고 새로운 강자인 삼성과 패권 다툼을 하고 있다. 또 100년 만에 큰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분야가 자동차이다. 테슬라라고 하는 신흥 괴물 회사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으로 무장하여 100년 역사의 거대 내연기관 자동차 업체들과 ‘예정된 전쟁’을 하고 있다.

그러면 코로나19 상황이 6개월 이상 계속되면서 미증유의 대면(Contact)에서 비대면(Uncontact)으로 새로운 실험이 벌어지고 있는데, 과연 어떠한 분야에서 소위 ‘예정된 전쟁’이 나타날 수밖에 없을까? 그동안 견고하였다고 느꼈던 대면 중심의 기존 질서들이 디지털로 무장한 비대면 신흥세력과 패권을 놓고 ‘예정된 전쟁’이 불가피한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

우선 각 직장에서는 재택근무를 포함한 유연근무가 정착될 경향을 보이면서 대면 위주의 수직적인 위계질서가 수평적 의사소통의 직장문화로 바뀌고 있다. 또 엄청난 규모의 부지와 건물을 소유하던 대학들도 재정면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 전통적인 대면 교육 대신 원격교육이 일반화되고 대학 역할의 근본적인 재정립이 요구되고 있다.

의료계도 의사들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원격의료의 도입이 불가피해졌다 그동안 코로나 치료에 이미 원격의료의 편리함과 안전성이 입증되었다. 유통업계의 지각변동은 더욱 거세다. 패션을 중심으로 한 전통의 백화점과 쇼핑몰의 부도가 줄을 섰고, 모바일로 대표되는 온라인 쇼핑에 50~60대가 가세하면서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이외에도 은행, 교회, 학원, 노동계 등 사회 전반에서 기존의 대면 세력과 비대면 디지털 세력이 충돌할 수밖에 없는 ‘예정된 전쟁’을 치를 것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연일 시가총액을 경신하면서 기존 산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는 펠로폰네소스전쟁 이래 ‘투키디데스 함정이 16차례 있었는데 12차례가 전쟁으로 귀결되었다고 한다. 타다 사태에서 경험했듯이 이제 새로운 질서에 대한 극심한 저항이 나타나 혼란이 지속될지, 기존 진행되던 디지털에 가속화되어 새로운 질서가 태어날지 역사적 전환기에서 각 분야에서 ‘예정된 전쟁’을 치르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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