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수 재임 기록(약 8년 8개월)을 세웠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실종 신고된 지 7시간 만인 10일 0시께 숨진 채 발견됐다. 최근 그는 시장실에서 근무했던 전직 비서 A씨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건의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과거 박 시장이 미투(MeToo·나도 당했다)와 관련해 발언했던 내용이 주목받고 있다.
박 시장은 우리나라 최초로 제기된 성희롱 관련 소송인 '서울대 우 조교 성희롱' 사건의 변호인으로 주목받았다. 이는 서울대 우모 조교가 한 교수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고발한 사건이다. 당시 박 시장은 이 사건의 변호를 맡으면서 해당 교수가 우 조교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는 최종 판결을 이끌어냈다.
A씨가 밝힌 피해 기간인 2017년 당시, 박 시장은 '서울시 여성 리더 신년회'에 참석해 "여성들과 함께 성 평등 정책을 제대로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다움이 원순다움이다.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겠다"고도 했다.
박 시장은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지난 2018년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성추행, 성희롱 사건은 모든 것을 피해자 관점에서 봐야 한다. 피해자 본인이 됐다고 한 것 이상으로 진상조사와 사후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해당 사건의 피해자 보호를 강조하면서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최초 신고 접수 이후 약 7시간 만인 10일 0시께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모습으로 발견됐다. 이에 따라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의 임기는 3180일에서 멈추게 됐다. 또 박 시장이 숨진 채로 발견되면서 A씨의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게 됐다.
박 시장의 시신은 이날 오전 3시 20분께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에 도착했으며, 서울대병원에 안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