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 유니콘 기업, 잇단 커촹반行...中대표 리튬배터리업체도 상장 승인 받아
6일 중국 뉴스 포털 제몐(界面)에 따르면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이날 저녁 51차 심의회의를 통해 톈넝배터리그룹주식유한공사(天能电池集团股份有限公司·이하 톈넝배터리)의 상장을 승인했다고 밝혔다.톈넝배터리는 커촹반 상장을 통해 최대 1억1660만주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는 전체 회사 지분의 약 10%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로써 최대 35억9500만 위안(약 6123억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달한 자금은 친환경 스마트제조 및 고성능 동력 리튬배터리칩 및 배터리팩(Pack) 연구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톈넝배터리의 커촹반 승인 소식이 전해지자 톈넝둥리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1.54% 오른 16.820홍콩달러로 마감했다. 7일에도 장중 12% 뛰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캠브리콘·SMIC, 커촹반 상장 코앞...올해 글로벌 최대 'IPO 대어' 등극
톈넝배터리뿐만 아니라 많은 중국 유니콘 기업들이 커촹반으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캠브리콘 테크놀로지(寒武纪科技)는 커촹반 상장 공모가를 확정했다. 캠브리콘은 상하이거래소 커촹반 공시를 통해 주당 공모가격을 64.39위안으로 확정해, 총 4010만 주를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캠브리콘은 중국 세계 최초 인공지능(AI)칩 유니콘 기업이다. 알리바바, 레노버 등의 투자를 받고 있으며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AI칩을 공급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중신궈지(中芯國際·SMIC)도 커촹반 상장 공모가를 확정했다. SMIC는 커촹반 2차 상장을 통해 최대 530억 위안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날 SMIC는 공시를 통해 주당 공모가격을 27.46위안으로 확정했으며, 모두 16억8600만 주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는 SMIC의 상장이 계획대로 이뤄지면 올해 들어 세계 최대 규모 주식 공모가 된다고 전했다. 또 이는 커촹반 상장을 통한 종전 최대 자금 조달액인 지난해 중국철로통신신호공사의 16억 달러(약 1조9000억원)와 비교해도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뜨거운 커촹반 상장 열기...상반기 자금조달액만 8조원
올 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IPO 시장은 꽁꽁 얼어불었지만 중국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를 보인 4월부터 IPO 시장이 활기를 띠었다. 특히 커촹반 상장 열기가 두드러졌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에 따르면 6월 23일까지 커촹반에 상장 신청한 기업은 370개사로, 이 가운데 111개사가 상장을 완료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에만 중국 기업들은 커촹반에서 모두 69억6000만 달러(약 8조3192억원) 자금을 조달했다고 로이터가 집계했다. IPO 자금조달 규모로는 미국 나스닥에 이은 2위다.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나스닥의 올해 상반기 IPO 자금조달액은 155억 달러였다.
한편 중국 정부가 자본시장 개혁의 일환으로 추진해온 기술·벤처기업 전문 시장인 커촹반은 지난해 6월 정식 출범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 2018년 11월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기조연설에서 미국의 나스닥 같은 기술주 전용 시장을 개설하겠다고 밝힌 지 7개월 만에 일사천리로 설립됐다.
커촹반은 사업성이 우수한 기술 기업이 기존 증시보다 손쉽게 상장할 수 있게 해 주는 상장 특례 제도가 운영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 중국 증시에는 적자 기업은 상장할 수 없지만 커촹반에서는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