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 ELB 반년새 판매 47배 '국민 재테크'로

잇단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로 원금보장형 파생투자상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기대 수익률이 최고 연 3%대인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는 반년 새 판매 규모가 47배 오르며 '국민 재테크'로 등극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4개 은행의 ELB 판매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조4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월 말 345억원 대비 3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말 222억원보다는 47배 가까이 급증했다.
 

[그래픽=아주경제]

ELB는 주가지수나 개별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으로, 구조가 주가연계증권(ELS)과 비슷하다. 만기까지 기초자산인 코스피200 등 주가지수가 특정 구간 안에서 움직이면 약속한 금리를 지급한다.

ELS와 가장 큰 차이는 원금을 보장한다는 점이다. 예금자보호 대상은 아니지만, 은행이 판매하는 사실상 모든 ELB는 운용사인 증권사의 디폴트만 발생하지 않으면 이자를 지급하지 않을 뿐 원금은 돌려준다. 이 때문에 '원금 보장형 ELS'라고 불린다.

다만 ELB는 낮은 수익률 탓에 그간 가입금액이 적었다. 평균 연 5~7% 수익률을 내세우는 ELS와 달리, ELB는 원금을 보장하는 대신 기대 수익률이 연 2~3%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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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및 자산운용사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등 지난해 하반기부터 잇따라 발생한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로 투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ELB가 큰 인기를 끄는 사이, 증권사 ELS를 펀드에 담아 은행이 판매하는 주가연계펀드(ELF)는 잔액이 줄어드는 추세다.

실제로 이들 4개 은행의 ELF 판매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3조35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1%(3조5814억원) 급감했다. 올해 1분기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ELS 상당수가 손실구간에 진입한 영향도 컸다.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어 ELB 판매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1년 만기 은행 예금금리가 0%대로 떨어진 가운데, ELB는 3개월짜리 단기 상품도 연 2~3%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원금 전체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ELS 인기가 줄어들고 있다"며 "ELB는 수익률이 낮은 편이지만,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