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반도체기업 중신궈지(中芯國際·SMIC)가 중국 증시 상장을 통해 최대 530억 위안, 우릿 돈으로 약 9조원 가까운 자금을 조달한다. 앞서 예상했던 것의 두 배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이미 홍콩증시에 상장된 SMIC는 이달 중으로 중국 '상하이판 나스닥'이라 불리는 벤처·스타트업 기업 전용증시,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에 2차 상장할 계획이다.
만약 초과배정(원래 계획한 물량보다 더 많은 공모주를 배정할 수 있는 선택권, ‘그린슈’ 라고도 불림) 옵션도 행사할 경우, 자금조달액은 530억 위안 이상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앞서 SMIC가 예고했던 것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는 그만큼 SMIC 가치를 시장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번 SMIC 공모가 참고 기준이 된 SMIC의 홍콩 주가는 3일 종가 기준 33.25홍콩달러다. SMIC가 커촹반에 2차 상장한다는 소식에 지난 한 달새 두 배 가까이 올랐다.
2000년 설립된 SMIC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반도체 첨단 기술을 보유한 대만 TSMC와 경쟁하고 있다. SMIC는 연간 매출의 20% 이상을 꾸준히 연구개발(R&D)에 쏟아붓고 있다. 특히 최근 미·중간 '반도체 전쟁' 속 중국 정부가 강력히 밀고 있는 기업으로, 중국 '반도체 굴기' 선봉장으로도 불린다.
덕분에 SMIC의 이번 IPO에 참여한 전략적투자자 배경도 화려하다. 모두 29곳이 참여해 전체 주식 발행 물량의 50%를 투자했다. 여기엔 싱가포르투자청(GIC), 아부다비 투자청(ADIA) 등 2곳도 포함됐다. 아울러 중국 국영반도체기금도 참여했다. 국가집적회로(IC)산업투자펀드와 상하이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이 각각 35억 위안, 5억 위안씩 투자했다.
SMIC는 오는 7일부터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을 시행해 이달 중으로 커촹반에 정식 상장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