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이 자회사인 신영자산운용 실적 급감에도 배당 규모를 2년 연속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영증권은 그간 실적 부진에도 연간 순이익보다 많은 금액을 배당금으로 지급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분율이 낮은 오너 일가가 우호 주주들을 위해 고배당 정책을 이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 결산인 신영자산운용은 2019회계연도 결산배당으로 1주당 1850원을 현금배당하기로 했다. 배당총액은 118억4000만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한 규모다.
올해 배당총액을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했지만 신영자산운용의 실적은 급감했다. 신영자산운용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41억7000만원으로 2018년 240억5000만원보다 41.1% 줄었다. 실적 급감으로 2018년 68억7000만원이었던 임직원 급여 역시 지난해 44억3000만원으로 64.5% 줄었다.
지난해 순이익의 80%가 넘는 금액을 배당금으로 지급하면서 신영자산운용의 배당성향은 2018회계연도 49.23%에서 지난해 83.54%로 2배 가까이 늘었다. 2014년부터 줄곧 80% 이상의 배당성향을 보이다 2018년 줄인 이후 1년 만에 예년 수준으로 높인 셈이다.
2014년 258억9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신영자산운용은 그해 배당금으로 208억원을 지급했다. 배당성향은 80.3%였다. 다음해에도 동일한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한 데 이어 2016년 82.7%, 2017년 84.7%로 80%대 이상을 유지해왔다.
업계에서는 모회사인 신영증권 역시 실적 부진에도 예년과 유사한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만큼 신영자산운용 역시 배당을 줄이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신영증권의 2019회계연도 결산배당총액은 216억9000만원으로 연간 순이익 206억3000만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배당총액이 2018회계연도 247억2000만원보다 소폭 줄었지만 연간 순이익이 741억4000만원에서 급감한 만큼 배당성향은 33.35%에서 105.12%로 급격히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국희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신영증권 지분율이 30.01%로 비교적 작은 만큼 경영권 방어 및 주주들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높은 배당률을 유지해왔던 만큼 실적 부진을 이유로 배당을 줄이기 쉽지 않아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