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AI 개발·활용 촉진 등 담은 ‘저작권법’ 전부개정 추진

2020-07-01 17:24
  • 글자크기 설정

전문가 자문·공청회 등 통해 현실적인 개정안 계획…창작자 권익 보호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5월 27일 서울 마포구 한국저작권보호원 회의실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저작권 업계 현장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제공]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이하 문체부)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저작물이용 환경 조성과 창작자 권익 보호를 위한 ‘저작권법’ 전부개정에 나선다.

문체부는 1일 “창작과 이용 환경의 변화를 반영하고 2006년 이후 15차례 개정을 통해 복잡해진 법체계를 바로잡기 위해 14년 만에 ‘저작권법’ 전부개정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문체부는 지난 2월 4일 ‘저작권 비전 2030’을 발표할 때 ‘저작권법’ 전부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학계 전문가와 한국저작권위원회(원장 임원선) 등으로 구성된 ‘저작권법 전부개정 연구반’에서 과거의 선행연구들을 바탕으로 개정 방안을 논의해 왔다. 이를 통해 마련된 개정안은 전문가와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지난 2006년 전부개정안에는 저작물 이용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동하는 시대 상황을 반영했다면, 이번에는 저작물의 창작과 이용이 디지털로 이뤄지고, 쌍방향 온라인 기반(플랫폼)이 발달함에 따라 음악 등 저작물이 매순간 대량으로 이용되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을 개정안에 반영한다.

온라인 음악서비스나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의 방송콘텐츠 제공 등 서비스 특성상 저작물을 신속하게 대량으로 이용해야 하지만 수많은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을 확인하고 이용 허락을 받기 어려운 분야에 대해, ‘확대된 집중관리’ 제도의 도입을 검토한다.

이를 통해 사업자들은 안전하고 편리하게 저작권 이용 허락을 얻을 수 있고, 저작권자들에게도 저작물의 이용 수익이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확대된 집중관리 결과 발생하는 미분배금은 공적 기관에서 저작권자를 위해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공공성을 강화하는 보완책을 함께 도입한다.

디지털 창작도구와 동영상 공유 플랫폼 등의 발달로 국민들은 일상적으로 저작물을 창작하고 타인의 저작물을 창작의 재료로 소비하고 있다.

일상적인 저작물 이용이 형사처벌의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비영리·비상습적인 저작권 침해에 대해서는 형사처벌 범위를 완화하고 한국저작권위원회의 조정 절차를 밟는 경우 수사 진행을 정지하는 방안(가칭 조정 우선주의)을 관계 부처와 협의한다. 대신 권리자 보호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민사적 배상제도는 강화함으로써, 저작권 침해 분쟁 시 형사처벌보다 민사적 해결을 유도한다.

모든 콘텐츠 산업의 원천인 창작의 가치를 높이고 창작자가 저작물의 이용과 유통 시장에서 소외받지 않도록, 창작자가 저작권을 이용자에게 양도한 경우라 하더라도, 창작자와 저작물 이용자(저작권을 양도받은 자) 간의 수익이 크게 불균형한 상황이 된다면 창작자가 계약을 변경하거나 추가적인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일명 추가 보상 청구권) 도입을 검토한다. 다만, 저작물 이용자의 안정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일정 기간 내에만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한을 두는 것을 함께 고려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체 등 법인의 이름으로 저작물을 공표하는 경우 창작자에게 아무런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 현행 ‘업무상 저작물’ 조항(제9조)을 개선해 법인에 고용된 창작자의 권익과 법인의 원활한 저작물 이용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방안도 논의한다.

한류 연예인 등 유명인의 초상·성명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그동안 쟁점이 되어온 ‘퍼블리시티권’(일명 인격표지재산권)의 도입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2006년 이후, 저작물 이용 산업과 기술의 진화, 그리고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부각되기 시작한 ‘비대면 문화’ 등 사회의 변화를 반영한다.

인공지능의 개발 등을 위한 말뭉치 활용 등 정보 대량 분석(데이터마이닝) 과정에서 저작물을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저작권 면책규정을 도입하고, 이제는 보편화된 인터넷 기반의 실시간 영상 송출을 ‘저작권법’상의 개념(가칭 디지털 송신)으로 명확히 한다. 학교의 정규수업을 대체하는 온라인 수업의 확대 등 교육 환경의 변화를 감안해, 저작권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면서 일선 교육 현장의 수업에 저작물을 원활히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할 계획이다. 

저작권 제도의 변화는 분야별로 권리자와 이용자의 입장이 상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문체부는 올해 말까지 분야별 전문가(법학·콘텐츠산업 등)와 관련 부처, 이해 관계자(개별창작자·저작권단체·저작물이용사업자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8월까지 저작권 전문가의 자문과 검토, 어문·음악·영상 등 각 콘텐츠 분야 전문가의 심층 토의(FGI)를 통해 법 조항을 구체화하고, 9월부터는 이해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분야를 나누어 3회 이상 개최해 현실적인 개정안을 만들 예정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이번 전부개정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저작물이용 환경 조성과 창작자의 권익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저작권이 단순한 문화콘텐츠 산업의 기반이 아니라, 세계 저작권 제도 발전을 주도하고 우리나라가 문화경제 강국으로 가는 기회가 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