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 서비스 끝자락] ③ KT는 8년 전에 "매 빨리 맞자"

2020-06-3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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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2G 서비스 종료 예정 및 전환 안내문. [제공=KT]


무려 8년 전 KT가 2G 서비스를 종료할 때의 상황은 어땠을까. 지금의 SK텔레콤처럼 소음이 적지 않았다.

KT는 지난 2012년 3월 국내 이동통신사 중 최초로 2G 서비스 공식 종료를 알렸다. 앞서 2011년 4월과 7월, 당시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에 2G 서비스 폐지를 신청했으나 요건 미충족으로 반려됐고, 11월에 겨우 승인을 얻어냈다.
승인 요건은 잔존하는 2G 서비스 가입자 수가 전체의 1% 미만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KT는 2011년 11월 기준 15만9000명이 2G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돼 요건을 충족했다.

KT의 결정과 정부의 승인에 뿔난 기존 2G 서비스 이용 고객들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 종료 시점을 늦추거나 철회시키겠다고 엄포했고, 실제 920여명이 소를 제기했다. 법원도 1심에서 이를 수용했다. KT는 항소심을 통해 판결을 뒤집은 후에야 종료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다.

재판부는 2심에서 "기존 번호를 계속 유지할 수 없어 생기는 손해는 정부의 010 번호통합정책에 따른 것으로, 2G 사업 폐지 승인으로 발생하는 직접적인 불이익이라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2G 종료에 따른 피해는 손해배상 청구로 보상될 수 있고,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KT는 그해 1월 서울을 시작으로 2G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종료했다. 이용자 보호 조치로는 3G 임대폰 무료 대여, 기존 번호 연결 및 표시, 착신 전환 서비스, 2G 번호 보관 서비스(6개월), 서비스 종료 안내 링투유, 긴급 개통을 위한 방문 서비스 등을 제시했다. 동시에 종전 2G 서비스 주파수 대역은 LTE 서비스로 전환해 이용했다.

다행히 당시 KT의 2G 서비스 이용 고객들은 3G로 바꾸지 않고,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로 이동할 수 있었다. 지금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당장 LG유플러스만 2G 서비스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기존 SK텔레콤 2G 고객의 번호 이동 신규 가입은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2G 이용 고객들의 심리적 불안이 클 수밖에 없다"며 "KT처럼 매도 빨리 맞는 게 나았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3G·LTE망도 노후하면 마찬가지로 서비스를 종료하는 시기가 올 텐데 그때마다 이통3사가 잘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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