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군의회 2년 임기 마침표 찍은 신금철 의장...‘집행부 견제와 신뢰받는 의회 상 실현’

2020-06-2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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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신금철 의장이 화천군의회 의장실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박종석 기자]


제8대 화천군의회 전반기를 이끌었던 신금철 의장. 그는 집행부를 견제하고 신뢰받는 의회 상을 만들었다는 평이다. 그가 임기를 마치고 30일 의장실을 떠난다.

신의장은 의장실을 떠나며 의회가 달라졌다고 강조한다.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 의석이 제8대 화천군의회 절반을 넘었어요. 민주당에서 의장이 나왔고 민주당 최초로 내가 의장이 되었어요. 이런 분위기는 의원들이 왕성한 의정활동을 펼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집행부와 산하단체는 의원들이 예산 및 주요 안건에 대한 타당성과 시급성을 꼼꼼히 심사하자 많이 당황하곤 했습니다.”

신 의장은 27살 때 귀농했다. 마을 어르신들은 젊은 그에게 일을 맡겼고 이를 계기로 마을에 봉사하면서 농민의 권익을 위해 활동하게 된다.

하지만 소수의 권익을 위한 노력은 제도권 밖이라는 한계에 부딪혔다. 그는 48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장에 답답한 마음을 기록했다.

신 의장은 2010년 6대 때 제도권 안에 들어왔다. 8년 뒤인 8대에 재선하며 2년 동안 의회를 이끌었다. 그는 이제 의장직을 뒤로하고 봉사의 초심을 알게 해준 지역구로 돌아간다. 이에 29일 신 의장을 만나 지난 2년 동안의 소회를 들어봤다.
 

지난 2월 신금철 의장이 화천군의회 제254회 본회의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박종석 기자]



-내일이면 의장실 비우시는 거네요.

“네. 내일이 마지막 날입니다”

-감회가 어떠세요.

“사실 보람도 있었지만, 많이 힘들었어요. 제가 재임하는 동안에 아프리카돼지열병, 이상기온에 따른 산천어축제의 흥행 실패, 여기에 코로나19까지…. 이를 위해 최문순 군수님과 의원님들, 그리고 군청 직원들과 관계기관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지역경제가 어려워 안타깝습니다”

-혹시 여기 의장실에서 민원 건으로 떠오르는 에피소드는.

“학부모님들이 해외연수 예산을 삭감한 것에 불만을 느끼고 의회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험악한 분위기였었는데 왜 집행부 예산에 대해 시정요구를 했는지 설득한 적이 있습니다.

또 한번은 노인회 어르신들이 의회가 예산을 삭감해 화천군청이 일을 못 하게 한다며 강력하게 항의하러 왔었습니다. 어르신들이 어떻게 예산삭감에 대해 아셨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의회는 예산을 무조건 삭감하는 곳이 아니고 심의 감독하는 곳이라고 긴 시간 동안 설명했지요. 8대에 들어와서 집행부 예산삭감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일어난 일들이지요.”

-의장님은 곤란한 상황에도 표정이 담담하다고 합니다. 마음속도 담담하세요?

“표를 의식해야 하는 의원인데 마음속은 복잡하지요. 하지만 마을 사업에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주민의 이해관계도 있고요. 민원으로 누군가는 이익을 얻고 누군가는 피해를 보는 경우가 있어요. 이럴 때 마음이 정말 힘이 듭니다.

-화천지역 문화에도 관심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2008년 화천군 사내면 주민들과 범안골 목도소리 보존회를 만들었습니다. 이 목도소리를 계승 발전시키는 보존 활동을 꾸준히 펼칠 계획입니다. 범암골 목도소리는 화천지역의 독특한 특성을 나타내고 있어 보존해야 할 가치가 높습니다”

-‘신금철’ 하면 주민들은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른다고 하나요?

“약속입니다. 주민들은 신금철 하면 약속이라고 합니다. 100%라고 말을 합니다. 제 자랑이 아닙니다”

-군청과 의회의 생각이 다를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군민의 의사와 권익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의회가 군민을 대신해 대변한다는 중심이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집행부를 견제하고 때로는 협치를 할 수 있습니다.”
 

29일 신금철의장이 화천군의회 의장실에서 앞으로는 지역구의 밀린 숙제에 전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박종석 기자]



-이제 평의원이신데 동료의원들이 중심을 갖지 못하면 혼내주실 수 있습니까.

“내가 의원 중에 나이가 제일 많습니다”

-8대 의회가 전반기에 많이 바뀌었다는데.

“의회가 많이 바뀌었어요. 특히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의회 상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주민과 사회단체들도 과거와는 달리 의회를 바라보는 인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를 들어 사회단체가 의장실에 와서 예산 건 등으로 항의합니다. 옛날 같으면 의원들이 그냥 져주곤 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의정활동에 시간이 지나면서 의회가 왜 집행부를 견제하는지 알게 된 것 같아요.”

-새로운 의장에게 숙제를 내주신다면?

“모든 의원이 주민을 위해 일한다고 의회에 들어왔는데 초심을 잃지 않고 일을 해야 합니다. 특히 의장은 여야의 의견에 중심을 가지고 주민의 처지를 대변해야 합니다”

-동료의원들이 그동안의 의장 활동에 대해 점수를 준다면.

“100점!, 이유는 모든 여야 의원이 의장을 다시 하라고 하니까 100점입니다. 나를 전부 좋아해요. 다른 시·군들은 의장을 서로 하려고 탈당하고 싸우는데…. 그런데 내가 2년만 한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제 의장이 아닌 지역구 의원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그동안 의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 의회에 매일 출근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역구를 살피지 못해 쌓인 숙제가 많습니다.

앞으로는 평의원으로서 지역구 곳곳을 찾아다니며 본격적인 의정활동을 펼칠 계획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우리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밀린 숙제를 풀어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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