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공모주 청약 흥행에 성공한 SK바이오팜이 또 다른 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가운데 미국 현지 점유율을 높여 글로벌 빅파마 진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5일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이번에 조달된 자금을 활용해 세노바이트와 솔리암페톨 마케팅에 활용할 것”이라며 “또 다른 신약개발에도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모주 청약으로 SK바이오팜은 청약증거금 31조원을 모아 조달 목표였던 7048억~9593억원을 훌쩍 뛰어넘었지만 한눈 팔지 않고 신약 제품군을 늘리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현지에서 영업·마케팅 담당자 110여 명의 채용을 완료했다”면서 “현지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이 도전장을 던진 미국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높은 성장 가능성을 지녔지만 지금까지 글로벌 제약사들이 독차지해왔다. 화이자(딜란틴), 로슈(리보트릴), 노바티스(트리렙탈) 등이 관련 시장을 형성했고, 지금은 벨기에 UCB 제약의 ‘빔펫’ 등이 연매출 1조원 시대를 열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향후 시장 상황은 SK바이오팜에 긍정적이다. 빔펫은 2022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어 제네릭(복제 의약품)이 대거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SK바이오팜이 UCB와 겨뤄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호재 속에서 세노바이트가 미국에서 얼마나 성공할 수 있느냐가 업계의 관심사다. 지난 1999년 제1호 국산 신약이 탄생한 이후 21년이 지났지만 현재 국산 신약은30여개에 불과하다. 그중에서 블록버스터 신약은 전무하다. 현재로서는 SK바이오팜이 세노바이트를 통한 새로운 치료법 알리기에 집중해 시장의 잠재력을 파고드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와 기존 약물에 대한 충성도는 극복해야 할 과제다. 연구기관 관계자는 “과거 FDA 승인이 블록버스터를 보증하는 것으로 생각했던 적이 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면서 “FDA 승인을 받은 뇌전증 치료제는 많다. 안전과 효능을 모두 갖춘 새로운 치료법이라는 점으로 공략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시장만 잡아도 글로벌 신약으로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이 최대 시장인 미국을 겨냥하는 영리한 전략을 택했다”며 “내년과 내후년 경쟁 치료제들의 특허가 만료되는 것은 미국 시장에서 SK바이오팜에게 분명 유리한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국내 분위기에 취해 성공을 확신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님은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