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 세계 최대 감염국이자 최대 경제국 미국도 변화 양상이 비슷하다. 최근 코트라는 코로나19 시대 미국 소비 트렌드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를 내고 우리 기업도 이에 맞게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변화의 핵심 키워드는 온라인과 비대면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이 보편적인 쇼핑 방식으로 정착되고 있다.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는 추세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것. 또 팬데믹 사태 초기엔 생필품 위주로 온라인 주문이 이뤄졌다면 차츰 집에서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품목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먹거리 배달 시장도 고속 성장하고 있다. 원하는 메뉴를 골라 식재료를 집으로 배달받는 밀키트 제품도 덩달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컨설팅업체인 베인앤드컴퍼니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식품 소매판매에서 온라인 비율이 3~4% 정도에 불과했으나,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일단락된 후에도 이 비율이 5~10%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간 유통상 없이 온라인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의 D2C(Direct-to-Consumer) 브랜드들은 기회를 잡았다. 각각의 D2C 브랜드가 갖는 독특한 개성과 가치, 사이트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마케팅 특성이 밀레니얼과 Z세대의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소비자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본격적인 '홈코노미'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홈코노미란 집(Home)과 경제(Economy)를 결합한 것으로 집에서 이뤄지는 모든 경제활동을 의미한다.
재택근무 확산 속에 원격 툴과 홈 오피스 제품 수요가 폭발적 증가하고 온라인 소통 플랫폼, 클라우드 컴퓨팅, 사이버 보안, 직원 모니터링 시스템 수요도 확대 추세다. 장기화하는 휴교령으로 온라인으로 학습할 수 있는 플랫폼을 포함한 서비스, 전자기기, 에듀테크를 접목한 장난감 등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가정에서 간편하게 입을 수 있는 의류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홈카페를 포함해 집을 편리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꾸미는 데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가정 내에서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 퍼즐, 비디오게임기 수요도 성장이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코로나19로 웰빙 허브로서의 가정의 역할은 코로나19 사태 속에 크게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염병 시대를 겪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생활방역은 이미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마스크, 손 소독제 등은 필수품이 됐고 집과 공공장소에서도 살균·소독 세척 요구가 확대돼 관련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관련 틈새 브랜드도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향후 고정 소비자를 확보할 기회를 잡고 있다.
전염병 우려와 갑작스러운 생활방식의 변화로 우울감이 높아지면서 정신 건강이나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지출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비대면 온라인을 통한 방식이 확산하면서 디지털 헬스가 정신 질환 치료 및 관리법으로 보다 폭넓게 사용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코트라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팬데믹 상황 속에 ‘공생’의 가치 실현이 급부상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지역 비즈니스를 살리기 위한 ‘바이 로컬(Buy Local)’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전염병 확산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서 비교적 공급이 원활한 지역 브랜드를 선택할 기회가 더욱 확대되었고, 이는 소비자의 오랜 구매 습관을 영구적으로 바꿀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이런 트렌드는 식품뿐 아니라 퍼스널케어, 뷰티업계에도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공유경제와 오프라인 산업은 코로나19발 소비 변화로 직격탄을 맞고 있어 뉴노멀 시대에 부합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재편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