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앤트파이낸셜은 전날 중국 규제당국으로부터 회사명 변경 허가를 받은 후 변경된 사명의 신고 절차를 밟고 있다.
변경할 회사명은 ‘앤트과기그룹’이다. 영어로는 ‘앤트테크놀로지’, ‘앤트그룹’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기존 이름인 ‘저장앤트금융서비스’에서 회사의 본거지인 지역명 ‘저장(浙江)’이 사라지고, ‘금융’ 대신 ‘기술’이 들어간 것이다.
앤트파이낸셜 측은 사명 변경 이유에 대해 “혁신기술 기업이라는 점을 사명에 더 잘 반영하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중국 업계에서는 앤트파이낸셜의 사명 변경에 크게 놀라지 않는 분위기다. 앤트파이낸셜이 그동안 ‘핀테크’보다 기술기업임을 부각시키는 ‘테크핀’ 기업으로 불리길 원한다는 생각을 드러내 왔기 때문이다.
앤트파이낸셜은 지난 3월에는 식품배달, 호텔, 운송 등 기업들과 알리페이 사용자를 연결하는 ‘원스톱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게다가 최근 몇 년 간 중국 다수 금융 기업들은 회사의 정체성을 ‘테크’에 더 두고 싶어하는 분위기였다. 지난 2018년 말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징둥(京東)의 금융 자회사 ‘징둥금융’도 사명을 ‘징둥디지털테크놀로지’로 바꾼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디지털경제’ 가속화 움직임도 앤트파이낸셜의 사명 변경에 한 몫을 보탰다는 해석이다. 실제 앤트파이낸셜의 징셴둥(井賢棟)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일 열린 루자주이금융포럼에서 경제·사회의 디지털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의 엄격한 인터넷 금융 기업 규제도 앤트파이낸셜 사명 변경의 이유로 꼽힌다. 인터넷 매체인 시나재경은 “중국 4대 인터넷 공룡 BATJ(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징둥) 중 텐센트를 제외한 3개 기업은 이미 금융 자회사 이름에서 모두 ‘금융’을 제외했다”며 “당국 규제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