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진격의 金남매] ②‘113억’ 연락사무소 날린 김여정, ‘9000억’ 개성공단도 없앨까

2020-06-24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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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폭파 예고 3일만에 연락사무소 폭파

北 다음 대적행동 , 개성공단 완전철거 전망

"개성·금강산 군대 배치, 시설 철거 의미한다"

"北, 개성공단 '無쓸모·버림받았다' 판단할 듯"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다음날인 지난 16일 북한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예고 없이 폭파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경과 담화 발표 후 사흘만이었다.

북한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우리 국민의 세금 113억원이 한순간에 먼지 속으로 사라졌다. 문제는 ‘9000억원’의 자산이 남아있는 개성공단도 철거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다.

현재 통일부 측은 연락사무소 폭파로 인한 피해액을 113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2018년 개·보수 당시 투입한 33억원과 설립 초기 투입한 건설비 80억원을 합한 비용이다. 단 이번 폭파로 인해 주변 시설 역시 피해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나 피해 규모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정확한 피해액 추산에는 어려움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97억원에 관련해 통일부 관계자는 “청사(연락사무소 건물) 주변의 숙소 등 부대시설에 대한 개·보수 비용으로 이번 폭파와는 관련 없는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오후 9시경 발표한 담화에서 다음 대적(對敵)행동 행사권을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에 넘긴다고 공언하며 연락사무소로 폭파를 예고했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당·국가로부터 대적사업 권한을 부여받았다’는 김 제1부부장의 지시가 있자마자 연락사무소는 폭발음과 함께 폭파됐다.

연락사무소 폭파 다음 날인 17일 인민군 총참모부는 김 제1부부장으로부터 행사권을 넘겨받았다고 밝히며 △접경지역 군사훈련 재개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 복원 △대남 전단 살포 △금강산 관광지구·개성공단 군대 배치 등 4대 군사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현재 1200만장의 대남삐라(전단)의 인쇄를 끝내고, 이를 뿌릴 3000여개의 풍선 등 살포 수단 준비도 완료한 상태다. 북측은 현재 기상 상황을 고려해 대남삐라 살포용 풍선을 띄울 날짜를 조율 중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남전단 살포가 이뤄지면 다음 대적행동의 조치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지구 시설 철거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23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폭파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왼쪽 붉은 원)와 파손된 개성공단지원센터가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23일 ‘북한 대남사업의 대적사업으로의 전환과 한국 정부의 과제’라는 논평에서 북한이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책임론을 계속 제기하면서 개성공단의 완전철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정 센터장은 “향후 북한 군부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인 개성공단 내 한국 공장시설들과 지난해 철거하려고 했던 금강산 내 남한 관광시설 철거에 신속하게 착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미국 등의 대북제재로 개성공단의 재가동 가능성의 희박한 상태에서 4년 넘게 ‘쓸모없이 버림받은 개성공업지구’를 현재의 상태로 계속 방치해두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정 센터장은 “북한은 그동안 남한의 스텔스 전투기 도입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해 왔다”며 “이번 기회에 개성공단 지역에 다시 군부대를 배치함으로써 서울에 대한 타격 능력을 더욱 강화하려 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DMZ 내 GP 복구를 통해 서해와 동해에서의 포사격과 미사일 발사 실험,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의 군사훈련도 곧 재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인천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북한군 초소에서 북한 군인들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역시 개성공단과 금강산 지역의 군부대 배치가 개성공업지역 완전 철거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김 교수는 “수도권과 인접한 개성공단에 북한 군부대 특히 방사포 등 포병부대가 재배치되는 것에 대해 ‘서울 불바다’를 우려하며 과대한 군사적 위협 증가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지역은 과거에 북한 군부대가 있었던 곳”이라며 “(북한이) 최근 200km 이상의 신형 초대형 방사포까지 개발한 상태에서 개성과 같이 MDL에 근접해 포병부대를 배치해야 수도권을 위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DMZ 내 GP 재설치, 군사완충구역 무장화 등 9·19 군사합의 파기 시사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과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이제 한반도에는 더 전쟁의 공포가 사라졌다고 한 남북 간 실질적 종전선언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라며 “단순히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보복에 그치지 않고 남북 정상 간 합의사항의 미(未)이행이 주는 결과를 분명히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라고 확대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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