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금융착취] ②“투자숙려제 실효성 낮아…금융사 책임 강화해야”

2020-06-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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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에서는 고령 금융소비자의 금융착취에 대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해외에서는 금융사 책임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고령 금융소비자 보호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22일 ‘해외의 고령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추세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고령 금융소비자 보호체계를 강화하는 추세다.
먼저 미국의 경우 기존의 규제당국(FINRA)의 자율규제에 더해 지난해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공적규제를 신설해 강화했다. SEC는 엄격한 ’최선이해 규제’로 금융사의 책임을 강화했다.

최선이해 규제의 핵심은 고객에 대한 주의의무와 이해상충의무다. 고객에게 합리적인 주의를 기울이고, 투자 자문 시 고객의 이해와 상충되지 않도록 적정한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또 미국의 SEC는 거의 매년 고령 금융소비자와 부적합한 투자 권유나 투자자문을 우선검사 사항으로 선정하고 브로커-딜러 또는 투자자문업자의 고객 적합성 평가 등 상품판매 또는 투자자문 실태를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영국은 미국의 최선이해 규제와 유사한 주의의무(Duty of Care) 규제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금융상품 불완전판매로 인한 고령 금융소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비규제 집합 투자상품, 조건부 자본증권, 규제자본수단, 바이너리옵션, 차액결제거래, 미니본드 등 총 6건의 상품개입 조치를 취했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최대한 활용하되 금융회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규제 강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성복 연구위원은 “금융소비자의 숙려 제도는 상대적으로 인지·판단 능력이 낮고 자기 과신이 강한 고령 금융소비자의 특성을 고려할 때 실효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금융회사가 고령 금융소비자의 이해에 맞게 적합한 투자권유와 투자자문을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의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과 증권사의 고객 적합성 평가 실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 ‘금융착취 방지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고령층 착취 의심거래 징후 감시시스템을 설계·도입하고, 금융회사가 고령층에게 불완전판매를 하지 않도록 고령층 중 취약계층에 피해가 발생하면 가중 제재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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