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 불붙는 라임수사… 정치권으로 번질까?

2020-06-1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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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김봉현 진술 토대로 여권 국회의원 등 수사

끝난 것처럼 보이던 검찰의 '라임사태'에 대한 수사가 본격 재개될 조짐이다. '여권 인사에게 돈을 줬다'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구속)의 진술을 확보한 검찰이 관련자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 18일 확인됐기 때문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라임 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조상원 부장검사)는 전날 오전 8시쯤 이모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체포했다.

이 대표는 광주 MBC 사장 출신으로, 김 전 회장과 정치권 인사들을 연결시켜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가 체포되면서 정·관계 인사 등 주변 인물들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 정치권 로비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커졌다.

최근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주범으로 알려진 김 전 회장은 '현직 국회의원에게 몇년 전 1000여만원대의 금품을 제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 상태인 김 전 회장이 검찰에서 이 대표의 소개로 더불어민주당 K의원을 만났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2016년 당시 총선에 출마한 K의원 선거사무실을 방문해 현금을 편지봉투에 담아 전달했고, 다시 만났을 때 1000만원 이상을 추가로 건넸다”며 “또한 고급양복도 제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이씨가 K의원을 비롯한 정·관계 인사들과 필리핀으로 여행을 갔을 때 숙소로 쓰인 고급 리조트 비용을 김 전 회장이 지불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 여행에는 K의원 외에도 이번 여권 비례대표로 당선된  A의원, 여당 후보로 지역구 의원에 도전했다 낙선한 L씨, 과거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을 지낸 김모씨 등이 동행했다고 한 매체는 보도했다.

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 등 자신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여러 기업체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돈을 빼내 재산을 불렸다. 검찰은 이 가운데 상당액이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흘러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확인된 정·관계 '비호세력'은 금융감독원에서 청와대 행정관으로 파견됐다 구속된 김모씨가 유일했다. 조단위가 넘는 손실이 발생한 대형 금융사고를 공공기관 과장급이 은폐해 왔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그보다 훨씬 윗선이 개입됐을 것이라는 추론이 제기됐다.

이번에 김 전 회장의 ‘정치로비’ 관련 의혹이 나오면서 수사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라임의 자금 중 일부가 코스닥 상장사인 슈펙스비앤피를 거쳐 캄보디아 리조트 개발에 흘러간 것이 확인되면서, '비자금의 저수지'가 발견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슈펙스비앤피는 스포츠 의류와 화장품 유통업 등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회사로, 라임사태로 구속기소된 심모 전 신한금융투자팀장과 입사동기가 대표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라임이 지배하는 것으로 알려진 라움자산운용과 2018년 캄보디아 해외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에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일단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인사들이 금품수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당장 K의원은 2016년 국회의원 당선자일 때 고급양복을 선물로 받은 것은 인정하면서도 나머지 의혹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이 된 뒤에는 만난 적도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다른 인사들도 "안면은 있지만 돈은 받은 적은 없다"고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필리핀 여행에 대해서도 김 전 회장이 제공한 리조트를 이용한 것은 인정하지만 항공료나 다른 경비는 자신들이 부담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돈이 건너간 물증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여서 수사 배경을 놓고 논란이 일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한편 검찰은 수사와 관련해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사진=라임자산운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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