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
한국은행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기업의 업종별 부실화 정도를 추정하고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습니다.
우선 최근 미국 기업의 여건을 살펴보면, 경제활동이 점진적으로 재개되고 있으나 경기가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기업의 유동성 부족 문제는 연준의 지원계획 발표 이후 크게 완화됐지만 개별 업황에 따라 상황이 크게 달라지는 모습입니다.
주가, 회사채 금리 등을 통해 업종별·기업특성별 동향을 살펴보면, 업종별로는 에너지(원유, 석유제품 등)·산업재(항공, 기계장비 등)·경기소비재(숙박, 음식, 자동차 등) 등이, 기업 특성별로는 고부채·저신용·저수익 기업 등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한은이 기업 재무 데이터를 이용해 코로나19 충격 후 취약기업군을 분석한 결과, 에너지·산업재·경기소비재 등이 단기 유동성 충격에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부채상환부담이 높은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들 취약기업군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기업(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이 많아 향후 부실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아울러 이들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고금리 투기등급 회사채 비중이 늘어나는 등 부채의 질도 악화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취약업종으로 평가되는 에너지·산업재·경기소비재 업종의 고용·생산 비중을 고려할 때 이들 기업의 부실 심화는 미국 경기회복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자금지원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 부진이 계속될 경우 생산성이 낮은 좀비기업이 양산되거나 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자원 배분의 비효율이 커지고 성장잠재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