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 아웃도어…연이어 발빼는 패션 대기업

2020-06-17 15:59
  • 글자크기 설정

7조1600억원→2조5524억원으로 3배가량 축소…LF이어 삼성물산도 철수

빈폴스포츠 화보. [사진=빈폴스포츠 제공]

패션 대기업들이 연이어 아웃도어 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아웃도어 시장은 한때 7조원 규모에 달했으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유행이 변하고 날씨 영향까지 겹친 탓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빈폴스포츠 사업을 내년 2월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오프라인 매장 100여개에 대해 순차적 정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는 코로나19 장기화라는 변수와 실적 악화로 인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 1분기 3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1년간 영업이익은 320억원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변수가 생겨서 손실을 안고 운영해나가기보다는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손실이 나는 사업은 과감히 접고 (온라인 브랜드로 전환한) 빈폴액세서리처럼 온라인을 강화해나가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빈폴스포츠는 지난 2018년 빈폴아웃도어에서 빈폴스포츠로 브랜드를 개편했다. 당시 아웃도어 시장 위축에 라이프스타일 패션 스포츠의류로 제품 카테고리를 넓히고 인기 아이돌그룹 트와이스를 모델로 선정해 힘을 실었다.

앞서 LF는 지난해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를 철수했다. 2005년 국내에 들여와 아웃도어 전성기에는 25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으나 시장이 급격히 침체했기 때문이다.

패션 대기업 중 아웃도어 사업을 지속하는 곳은 코오롱인더스트리FnC의 코오롱스포츠뿐이다.

코오롱FnC는 코오롱스포츠가 메인 브랜드 중 하나이기 때문에 삼성물산, LF와 달리 지속적으로 브랜드를 전개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코오롱스포츠는 지난해 가을·겨울 시즌 리브랜딩 작업을 시작해 '솟솟618', '솟솟상회' 등 콘셉트스토어를 선보이고, 액티비티 플랫폼 '로드랩 서울'을 론칭하는 등 2030세대와 소통을 강화해 소비자층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4년 7조1600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 지난 2018년 2조5524억원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3배가량 쪼그라든 것이다.

이는 트렌드 변화와 날씨에 민감한 아웃도어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2010년대 초반 아웃도어의 인기로 브랜드 간 경쟁은 치열해졌으나, 스포츠웨어 시장에서 2030 소비자는 등산복이 연상되는 아웃도어보다는 애슬레저 룩으로 눈길을 돌렸다. 여기에 지난 몇 년간 최대 대목인 겨울철에 따뜻한 날씨가 이어진 영향이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시장이 정점을 찍은 뒤 트렌드가 바뀌며 서서히 시장이 축소됐다. 이후 지난 2017년 기록적인 한파가 오며 롱패딩 붐이 일어 재도약하려 했으나 2018년, 2019년 연이어 겨울 날씨가 따뜻한 탓에 타격이 컸다. 여기에 올봄 코로나19 영향까지 더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