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미술·동시대 흐름 볼 수 있는 갤러리현대 50주년 2부 전시

이승택 ‘무제‘ 1982_현대 HYUNDAI 50 Part II 본관 전경 [사진=갤러리현대 제공]

“갤러리현대 50주년 기념 전시회를 열 수 있어서 무척 기쁩니다. 2부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전시입니다.”

갤러리현대의 50주년 특별전 ‘현대 HYUNDAI 50’ 2부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갤러리현대 본관·신관에서 개막했다.

한국 실험미술의 거장들과 갤러리현대를 통해 아시아에서 첫 전시를 한 해외 작가들, 동시대 한국 미술작가들의 작품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의 말대로 ‘종합선물세트’ 같은 전시다.

전시는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 현재까지 갤러리와 동행한 한국 작가 16명(팀), 해외 작가 13명의 작품 70여 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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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중반은 갤러리현대가 ‘세계화’의 비전을 전시 프로그램에 본격적으로 반영한 시기다. 1981년 3월 후앙 미로전을 시작으로, 같은 해 9월 마르크 샤갈, 1983년 3월 헨리 무어의 개인전을 열었다. 1987년엔 한국 갤러리 최초로 해외 아트페어에 참가하며 한국미술을 국제무대에 알렸고, 2010년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던 한국의 실험미술을 재조명했다.

본관에서는 이승택·곽덕준·박현기·이건용·이강소 등 한국의 실험미술가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 10여 년에 걸쳐, 갤러리현대는 이들의 기념비적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를 연이어 개최했다.

이번 전시에는 이승택의 ‘무제’가 1982년 관훈미술관에서 열린 개인전 이후 38년 만에 관객들을 만난다.

도 대표는 “실험미술에 대한 고민들을 많이 하다가 이승택 선생님을 뵙게 됐다”며 “한국 근현대미술사에 중요한 분이시기 때문에 잘 모시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모니터 기울기만큼 화면 속 물을 기울어지도록 연출한 한국 비디오 아트 선구자 박현기의 퍼포먼스 기록 사진 ‘물 기울기’ 등도 만날 수 있다.

신관 전시장에서는 동시대 미술의 트렌드를 주도한 갤러리현대의 역할과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갤러리현대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작가의 한국 혹은 아시아 첫 전시를 잇달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1997년 한국 갤러리 최초로 열린 장 미셸 바스키아의 회고전은 뜨거운 반응을 불러 모았다.

갤러리현대는 2007년 두아트 베이징을 설립하면서 중국 출신 작가들 소개에도 힘썼다. 2007년 쩡판즈, 2008년 탕쯔강과 아이 웨이웨이의 개인전은 국제적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번 전시에는 중국 동시대 미술을 대표하는 아이 웨이웨이와 쩡판쯔가 참여한다. 작가가 키우는 고양이의 플라스틱 장난감을 중국 장인의 전통적 가구 생산 방식으로 재탄생시킨 아이 웨이웨이의 나무 조각 ‘무제’는 동양적이며 친근한 느낌을 준다. 중국의 급속한 현대화가 불러온 빛과 그림자가 투영된 쩡판즈의 대표 연작 ‘풍경’과 ‘가면’ 연작도 출품됐다.

조명과 거울을 이용해 밤하늘 별들을 구현한 이반 나바로의 ‘Constellations’ 는 탄성을 자아낸다. 마치 우주 여행을 하는 듯한 착각을 주기 때문이다. 작품은 멀리서 봐도 아름답고 가까이서 봐도 아름답다. 작품을 눈 앞에서 보면 끝없는 우주가 펼쳐진다. 

도 대표는 “50주년 전시를 1년 넘게 준비하면서 아카이브 자료를 정리하고 그거를 디지털로 바꾸는 작업을 했다”며 “한국 근현대미술 발전을 위해서 저희가 해왔던 일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전시는 7월 19일까지. 
 

이반 나바로의 ‘Constellations’ [사진=전성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