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2100선을 사수하던 코스피가 15일 5% 가까이 급락하며 '블랙 먼데이'를 맞이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진정과 경제 활동 재개에 대해 기대를 걸던 투자심리가 꺾이며 당분간 증시가 조정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1.48포인트(4.76%) 내린 2030.82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17.89포인트(0.84%) 내린 2114.41로 출발해 보합세를 이어가다 오후 들어 급격히 하락 폭을 확대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개인들이 1조2401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지수 하방을 떠받치기엔 역부족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782억원, 7642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일제히 급락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에 상승세를 타던 삼성전자(-4.59%), SK하이닉스(-3.76%)는 물론 비대면(언택트) 수혜주로 급등했던 네이버(-4.34%), 카카오(-5.08%)도 큰 폭으로 내렸다. 셀트리온(-7.90%), LG화학(-7.36%), 삼성SDI(-8.17%)도 급락했다. 시총 상위권에서는 자회사인 SK바이오팜 상장 기대감에 오른 SK(8.96%)와 함께 삼성물산(3.23%) 만이 올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간 증시 상승 폭이 오히려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며 당분간 조정 국면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윤지호 이베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증시 수준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올해 기업들의 연간 영업이익이 늘어나야 한다는 가정이 필요했는데, 3분기에도 코로나19로 인한 기업들의 활동 위축이 여전하다"며 "이미 3분기가 눈앞에 닥친 상황인데 내년 경제 활동이 큰 폭으로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 이상 6~7월에는 증시가 쉬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산 흐름을 보면 하루 평균 10만 수준이던 확진자 숫자가 전 세계적으로 13~14만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경제 활동을 재개한 미국에서 확진자가 줄지 않는 가운데 다른 신흥국 지역에서도 확산이 늘고 있는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우려와 함께 국내에서는 대북 문제, 해외에서는 흑인 인권 관련 시위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라며 "오늘 시장에서는 주가는 물론 환율과 채권 가격이 모두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 상황이 나타나며 향후 증시도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무려 7% 넘게 떨어지며 700선이 깨졌다. 지수는 전장보다 0.46포인트(0.06%) 내린 745.60로 출발했으나 오후 급격히 하락하며 52.91포인트(7.09%) 내린 683.15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2722억원어치를 사들였으나외국인과 기관은 저마다 1345억원, 138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닥시장 시총 상위주들은 진단키트 수혜주인 씨젠(1.43%)을 제외하고 일제히 4~7% 가까이 하락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7.38%)와 셀트리온제약(-7.93%), 에이치엘비(-5.22%), 알테오젠(-8.25%) 등 그간 코스닥 시장을 이끌던 제약 업종은 물론 펄어비스(-4.42%), 에코프로비엠(-9.66%), CJ ENM(-7.89%), 케이엠더블유(-7.89%), 스튜디오드래곤(-6.10%) 등도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