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우택 NEW 회장 "K-콘텐츠의 미래... 전 세계 OTT 시장 공략에 답 있다"

2020-06-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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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택 NEW 회장 인터뷰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콘텐츠 제작과 함께 세분화된 유통 전략 펼쳐야

K-콘텐츠 글로벌 유통 위한 자회사 '뉴 아이디' 설립, 북미·남미·유럽 시장 공략할 채널과 OTT 연내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위기로 많은 기업과 산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계 중 하나로 영화와 멀티플렉스(복합상영관)로 대표되는 미디어 산업을 꼽을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외 미디어 산업은 어떤 변화에 직면하게 될까. 아주경제는 국내 미디어 산업의 산 증인인 김우택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회장을 만나 코로나19 이후 미디어 산업의 변화와 NEW 그룹의 미래 전략에 대한 대담을 나눴다.

김 회장은 메가박스와 쇼박스 대표를 거쳐 2008년 NEW를 창업, '7번방의 선물', '변호인', '부산행' 등 1000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을 연이어 선보이며 불과 10여년 만에 NEW를 종합 미디어·엔터테인먼트·스포츠 그룹으로 키워낸 인물이다. NEW는 현재 영화 투자배급, 영화·드라마 제작, 음원 유통, 스포츠 중계, 글로벌 IP 유통, VFX(특수효과), 디지털 콘텐츠&플랫폼, 영화관 등 8개 미디어 사업분야에서 관련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김우택 NEW 회장.[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사회적·경제적 타격을 입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미디어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요?

"코로나19 이전에도 TV, 극장, 공연장이라는 기존 미디어 플랫폼들은 모바일과 OTT(인터넷 미디어 플랫폼)로 대표되는 디지털 플랫폼의 강한 도전을 받아왔습니다. 개인적으로, NEW를 시작하고 10년간의 변화보다 최근 2년간의 변화가 훨씬 크다고 느꼈습니다."

"시대에 맞춰 기존 미디어 플랫폼도 디지털 전환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콘텐츠 소비 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영화를 극장 사업으로, 드라마를 TV 사업으로 더 이상 부를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기기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콘텐츠 소비에서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사라졌고, 나이·성별·지역을 떠나 모든 이용자가 각자 취향에 맞춰 콘텐츠와 맞춤형 광고를 소비하는 모습이 보편화됐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사람들은 직장과 아웃도어에서 즐기던 미디어 서비스를 집에서 즐겨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가 간과하던 실내 미디어 서비스에 다시금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관객이 극장과 공연장 대신 TV와 유튜브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CES 2020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모바일 미디어 플랫폼 '퀴비'도 커넥티드TV 사업 진출을 고민할 정도입니다. 극장과 공연장 특유의 오프라인 교류가 그리운 사람들은 타인과 온라인으로 교류하기 위해 줌과 가상현실 플랫폼에 많은 관심을 보내고 있습니다. 미국 미디어 공룡의 반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넷플릭스는 코로나19로 인해 진정한 미디어 공룡으로 거듭났습니다."

"영화관 의존도가 높았던 기존 영화 사업은 이제 변해야 합니다. 영화관에서 콘텐츠 경험은 더 안전해져야 합니다. 영화와 드라마 콘텐츠 제작도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변해야 합니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순간부터 콘텐츠 유통 전략을 고민해야 합니다.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에 맞는 유통 전략을 세우지 못하면 콘텐츠의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NEW는 지난해 콘텐츠 생산의 효율성과 프리 프로덕션(사전제작)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VFX 회사인 '엔진(eNgine)'과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유통과 미디어 전략을 수립할 '뉴 아이디(NEW ID)’라는 자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여행 산업은 직접적인 경험보다 간접적인 경험으로 추세가 변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 콘텐츠는 '실질적인' 글로벌 시장으로 더 나아가야 합니다. 국내에서의 경쟁보다 해외에 K-콘텐츠를 알리는 일이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NEW가 뉴 아이디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 채널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NEW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경영 전략을 세우고 계신가요?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산업이 타격을 받았고, 영화를 제작·유통하는 NEW도 예외는 아닙니다. 영화 산업의 정상화는 정서적인 팬데믹이 얼마나 빨리 회복될지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려서는 안 됩니다. 지금 이 시간을 향후 10년간 NEW가 존속할 수 있을지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삼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가장 보통의 연애', '시동', '정직한 후보' 등 개봉한 영화 3편 모두 극장에서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모두 2차 판권 시장에서 특별한 성과를 냈습니다. 특히 시동의 성적을 보면서 2차 판권 시장이 1차 시장(영화관)을 위협하는 날이 생각보다 빠르게 올 수도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NEW의 올해 최대 기대작인 '반도'의 흥행에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NEW는 단순 극장 개봉을 넘어 더 세분화된 콘텐츠 유통 전략을 펼칠 것입니다. 극장, IPTV, SVOD(유료 VOD), AVOD(무료 VOD) 등 글로벌 시장을 놓고 콘텐츠가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곳에 빠짐없이 콘텐츠를 유통할 것입니다. 성공을 위해 글로벌 표준에 맞는 콘텐츠 재가공도 필요합니다. SK텔레콤과 NEW가 함께 준비하고 있는 'AI 포스트 프로덕션'이 이러한 콘텐츠 재가공을 위한 협력 사례입니다."

"콘텐츠가 성공하려면 이용자 데이터를 수집·분석해야 합니다. 뉴 아이디가 올해 초 북미 시장에 선보인 K-콘텐츠 채널 '뉴키드(NEW K.ID)'를 운영하면서 K-콘텐츠를 어느 지역에서 누가 보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NEW 혼자의 힘만으로는 진정한 의미에서 K-콘텐츠 채널을 만들 수 없습니다. 성공을 위해 MBC플러스, KBS월드, YG 등 20곳이 넘는 다양한 국내외 파트너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NEW가 주최한 프로당구리그 PBA투어는 많은 당구 팬들이 집에서 시청하고 있습니다. PBA투어 시작 1년 만에 한국 프로스포츠 시청률 2~3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이런 스포츠 콘텐츠도 뉴 아이디를 통해 글로벌 채널을 만들어 전 세계에 알리려 합니다."

 

김우택 NEW 회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콘텐츠 채널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OTT 플랫폼도 계획하고 계신가요?

"시작은 전 세계 다양한 OTT 플랫폼에서 만나볼 수 있는 채널이지만, NEW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러한 채널들을 한군데 모은 ‘NEW OTT 플랫폼’을 전 세계 이용자들에 선보이는 것입니다."

"NEW의 OTT 플랫폼은 약 20개의 채널을 확보한 후 올해 내로 출시할 계획입니다. 국내 파트너들의 콘텐츠를 북미, 남미, 유럽 등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북미, 남미, 유럽 시장에도 K-콘텐츠에 대한 잠재적인 수요가 많습니다. 하지만 유튜브 등을 통해 K-콘텐츠에 대한 갈증을 제한적으로 달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점에 착안해 NEW와 뉴 아이디는 커넥티드TV 시장을 집중 공략해 현지 시청자들의 안방에 K-콘텐츠를 24시간 송출하는 채널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코로나19와 디지털 전환 이후 온라인 콘텐츠 사업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전통적인 콘텐츠 사업을 영위하던 NEW가 미디어 플랫폼까지 갖추게 되면 그 파급력은 상상 이상으로 클 것입니다."

"국내 영화 산업은 내수 의존도가 70%가 넘습니다. 이제 달라질 것입니다. NEW의 콘텐츠 채널과 OTT 플랫폼이 한국 콘텐츠의 세계화를 이끌 것입니다. 25곳이 넘는 국내 파트너사와 협력해 K-팝, K-스포츠, K-드라마, K-예능 등 특성이 명확한 다양한 콘텐츠 채널을 선보이고, 이러한 채널을 한군데에서 볼 수 있게 할 것입니다."

"넷플릭스, 디즈니, 애플 등 거대 IT 사업자들과 직접적으로 경쟁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구독으로 대표되는 전 세계 SVOD 시장을 두고 다툴 것입니다. NEW는 '프리미엄 무료 콘텐츠'로 대표되는 전 세계 AVOD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려 합니다. 먼저 K-콘텐츠를 전 세계에 널리 알려 광고 수익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파트너와 함께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2단계 사업을 도모해 수익을 극대화할 것입니다."

-전 세계 시장 공략에서 동남아가 빠져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동남아시아 시장은 이미 많은 국내 콘텐츠 사업자가 진출한 상황입니다. K-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굳이 NEW의 채널과 플랫폼을 거치지 않아도 됩니다. NEW는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이 진출하지 못한 시장을 우선 목표로 삼았습니다. 먼저 북미, 남미, 유럽 시장을 공략한 후 동남아시아와 중국 시장으로 돌아올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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