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위기의 6월'...자산매각·M&A·수요회복 '안갯속'

2020-06-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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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자산매각 차질에 자본확충 난항

아시아나 M&A 원점·이스타 인수 지지부진

국제선 일부 재개·화물량 확대 등 생존모색

대한항공 여객기. [사진=대한항공 제공]

항공업계가 '위기의 6월'을 맞았다. 코로나19로 지난달 국제선 여객 수요가 약 98% 감소한 데 이어 진행 중이던 유휴자산 매각, 인수합병(M&A) 등도 안갯속이다.

항공사들은 국제선 운항을 일부 재개하고 화물 수송량 확대, 유상증자 등 각자의 생존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수요 회복까지는 2~3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수요 공백을 버틸 힘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대한항공 자산매각 차질…아시아나 M&A 원점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는 추진 중이던 자구안 마련과 M&A에 제동이 걸렸다.

'금싸라기 땅'으로 평가받는 송현동 부지를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던 대한항공은 서울시와의 갈등으로 매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가 송현동을 문화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자체적으로 보상비까지 책정해 공고하면서 부지 예비 입찰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9월 말까지 부지를 매각해 자본을 확충하려던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지난 11일 회사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서울시의 부당한 행정절차를 막아달라는 고충 민원을 제기했고, 같은 날 대한항공 노동조합까지 나서 서울시의 공원화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하면서 한 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다. 이 과정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태와 추가자금 차입 등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이 "원하는 충분한 자료를 제공했다"며 반박하고 나서면서 양측 간 갈등이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아시아나항공은 1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자본확충을 위해 주식 발행한도를 약 8억주에서 13억주로, 전환사채의 발행한도를 7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각각 확대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 인수 지지부진…수요 회복 요원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상황은 더 안좋다. 이달 말까지로 예정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은 진전이 없는 상태다. 명목상 이유는 해외 기업결합심사의 미승인이지만, 실질적인 걸림돌은 이스타항공의 체불 임금이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경영상 어려움을 겪어 온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난 2월부터 임직원 월급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체불 임금만 25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15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체불 임금 해소와 책임자 구속 수사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서도 LCC는 사실상 제외되면서 기댈 곳이 없어졌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플라이강원 등은 유상증자를 발표하고 나섰지만, 항공업계 전체가 어려운 만큼 유상증자 흥행은 쉽지 않아 보인다. LCC들은 잇달아 운항이 전무했던 여수, 양양 등 내륙 노선 신규 수요 창출에 나서고, 초저가 티켓을 풀며 생존을 모색 중이지만 이마저도 '치킨게임'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제선 회복은 요원하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한달간 국내 항공사 9곳의 국제선 누적 여객수(출발·도착)는 9만4270명이다. 전년 동월(505만7685명) 대비 98.1% 줄어든 수치다. 항공사별로 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5만1748명, 3만8684명을 수송했다. 일부 남아있는 미주, 유럽 등 장거리 노선 상용수요가 그나마 여객수요를 뒷받침해 줬지만, 단거리 위주인 LCC들의 국제선은 대부분 '셧다운' 수준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운송량을 늘리며 여객 수요 감소에 대한 충격을 완화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5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화물 운송량은 작년 5월 대비 각각 11.4%, 21.1%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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