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 잡을라"…고공행진 천연자원펀드서 돈 빼는 투자자

2020-06-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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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하는 천연자원펀드에서 투자자들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펀드 가격이 고점으로 손실이 날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8개 천연자원펀드 설정액은 12일 기준 7조8972억원으로 최근 1개월 새 2조196억원이 빠져나갔다. 일주일 새 빠져나간 돈만 3551억원에 달한다. 최근 3개월 동안 들어온 돈이 6조6367억원에 달한 것에 비하면 더 두드러지는 유출세다.
 
오를 대로 오른 수익률이 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천연자원펀드는 최근 한달간 평균 30.61%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주식형펀드(949개) 수익률은 13.52%에 그쳤다. 천연자원펀드는 43개 테마펀드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다음으로 높은 수익 펀드인 원자재펀드(24.76%)와 레버리지펀드(23.05%)도 수익률이 30%에는 못 미쳤다.
 
불안해진 국제 유가와 금값도 상투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천연자원펀드로 분류되는 상품은 국제 유가, 금, 에너지 등의 시세와 연동되거나 이에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로 구성돼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유(WTI)는 11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한달간 베럴당 24.14달러에서 36.34달러로 50% 넘게 올랐다. 다만 11일 하루에만 8.2%(3.36달러) 하락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난주 40달러 돌파 시도에 실패한 이후 시장은 OPEC+의 감산 한달 연장 이외에 뚜렷한 상승 재료를 찾지 못한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코로나19 확산세에 주목하며 35.50달러 부근 지지선 전후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했다.
 
오를 대로 오른 금값에 투자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이승현 흥국증권 연구원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유지되며 장기적으로 금 가격에 긍정적으로 전망되지만, 당장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가능성이 낮아 금 가격의 추세적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달 말까지 1680~1740달러의 가격 예상 밴드를 유지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현재 국제 금값은 1732달러(11일 현지시간 종가 기준)에 형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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