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종가는 이날 2176.78로, 올해 3월 기록한 연저점 1457.64보다 49.34% 올랐다. 전날에는 주가지수가 2195.69까지 뛰기도 했다. 지수는 전날까지 9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다 반락했다.
경기와 실적 불확실성이 여전해 수급주체(개인·기관·외국인)끼리 손바뀜만 일어날 뿐 고른 매수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그나마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지수 상승을 이끌어왔지만, 더이상은 힘겨울 수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에 힘입어 악재보다는 경기 회복 기대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고 했다.
더욱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더 많이 뛰어올랐다. 주요국 가운데 대표적인 주가지수가 연저점 대비 50% 가까이 뛴 국가는 우리나라를 빼면 찾기 어렵다. 거품을 걱정하기 시작하는 이유다.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은 10년 만에 20배를 넘어섰다. 그만큼 실적과 주가 괴리율이 커졌다는 이야기다.
유동성만으로 이어지는 주가지수 랠리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강세장을 곧 상승장으로 인식하지만 상승장은 경제, 기업, 주식이 모두 동행해야 가능하다"고 했다.
주가지수 반락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기는 어렵다. 올해 1분기에만 코스피 상장사 3곳 가운데 1곳가량이 적자를 낸 걸로 집계됐다. 주요 상장법인 592곳이 1~3월 거둔 순이익은 11조3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 가까이 감소했다. 적자 전환·지속 기업도 181곳으로, 조사대상 가운데 약 31%를 차지했다.
경제 역성장 우려나 미·중 갈등 고조도 주가지수 랠리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악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날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2%로 제시했다. 이마저도 코로나19 2차 확산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단서를 붙인 것이다. 이번 전망치는 3개월 전 내놓은 2.0%보다 3.2%포인트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