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대규모 원금 손실을 빚고 있는 '디스커버리 펀드' 피해자에 대한 선지급 보상안을 확정했다.
기업은행은 11일 오후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이사회를 열고 자행이 판매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US핀테크 글로벌 채권펀드' 환매중단액(원금) 695억원에 대해 50%를 선지급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이로써 이 상품에 투자했다가 원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 198명은 총 348억원가량을 우선 돌려받게 됐다.
기업은행은 11일 오후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이사회를 열고 자행이 판매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US핀테크 글로벌 채권펀드' 환매중단액(원금) 695억원에 대해 50%를 선지급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이로써 이 상품에 투자했다가 원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 198명은 총 348억원가량을 우선 돌려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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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이 판매한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사모펀드에 투자했다가 원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을지로 기은 본점 앞에서 원금 전액 배상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서대웅 기자]
기은은 투자자에게 보상금을 우선 지급하고, 향후 펀드 자산 회수금액과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결정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되는 보상비율에 따라 지급액을 정산한다는 방침이다.
최종 보상비율이 50%를 넘으면 기은이 투자자에게 추가로 보상하지만, 반대일 경우 투자자가 선지급받은 금액 중 일부를 토해내는 방식이다. 기은 내부에서는 디스커버리펀드 손실률이 70% 안팎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은이 선보상을 확정지었지만 진통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이 환매 중단된 원금과 이자를 합해 110% 배상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또 금감원 분조위를 거치지 않고 기은이 자율배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디스커버리 피해자 모임인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는 이번 이사회 결정에 대해 "피해자들과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50% 선지급 후정산을 결정한 것은 문제 해결의 올바른 해법이 아니다"며 "전액배상을 받을 때가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기은은 불완전판매로 현 사태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는 판매가 아닌 상품 설계 및 판매 결정 단계부터 소비자를 기망한 사기 행위"라고 주장했다.
금감원은 오는 15일 기은 현장 검사에 착수하고, 내부통제 및 불완전판매에 대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앞서 금감원이 지난달 18일 기은에 자체 조사를 이달 5일까지 마무리지으라는 요구에 기은이 지난 4일 조사결과를 전달했으나, 금감원은 기은의 자체 조사가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직접 검사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디스커버리펀드는 장하성 중국대사 동생인 장하원씨가 2016년 11월 설립한 회사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운용을 맡아 일명 '장하원 펀드'로 불린다.
기은은 2016년 11월 디스커버리 측으로부터 상품판매 제안을 받고,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전문사모집합투자업(사모펀드투자업)에 등록한 시점인 이듬해 4월 상품을 출시해 'US핀테크 글로벌 채권펀드'와 'US핀테크 부동산 담보부 채권펀드'를 각각 3612억원, 3180억원에 판매했다. 그러나 미국 운용사가 펀드 자금으로 투자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현재 각각 695억원, 219억원이 환매되지 않고 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 앞서 기은 본점 앞에서는 피해자들과 기은 간 작은 충돌이 벌어졌다. 피해자 70여명은 이사회에 민원을 접수하게 해달라며 본점 출입을 시도했고, 경찰과 기은 직원들이 이를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