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이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등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 대한 재상고심에서 징역 18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추징금은 63억원이 선고됐다.
같이 기소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는 징역 4년과 벌금 6000만원이 선고됐다.
최씨는 K스포츠재단·미르재단을 설립해 기업들로부터 후원금을 강제로 모금하고,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삼성으로부터 수백억원의 금품 등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딸 정유라의 승마훈련을 위해 삼성 측으로부터 말 세마리를 지원받기도 했다.
앞서 이 사건 1심과 2심은 최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는데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8월 최씨의 일부 강요 혐의를 무죄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삼성그룹에 영재센터 지원을 요구한 것을 강요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파기환송심에서는 대법원의 의견을 반영해 최씨의 형량을 일부 감경해 징역 18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63억원이 선고됐다.
그러나 최씨는 자신이 무죄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파기환송심 판결에 유감을 표시해 왔다. 기업들의 후원금은 자발적인 것으로 강요나 협박은 없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검에 출석하면서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최근 발간한 저서를 통해 '차라리 공식적인 직책을 맡았다면 이런 일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회주의 숙청보다 더한 보복을 당하고 있다'고 억울해 했다.
지난 10일에는 최씨를 1심부터 변호해온 이경재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김명수 대법원의 판결을 '한시적 사법 판단'이라 표현하는 등 의미를 폄하했다. 정권이 바뀌면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 있는 판결이라는 취지다.
한편 대검찰청은 대법원 확정판결 직후 입장을 내고 "기업인의 승계작업과 관련한 뇌물수수 등 중대한 불법이 있었던 사실이 최종적으로 확정됐다"면서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책임자들이 죄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받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대검의 이 같은 입장은 최근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