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공장이 미술관으로…최태원 회장의 '행복경영'

2020-06-1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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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사업장 내 직원 위한 전시공간 마련

반도체 모티브로 만든 '굿즈'도 높은 인기

거대한 반도체 공장 한쪽이 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SK하이닉스가 경기 이천사업장 내 연구개발(R&D) 센터에 직원들을 위해 전시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행복 경영' 철학에 따라 임직원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일부터 R&D 센터 1층 일부 공간을 '갤러리 H'로 꾸몄다. 갤러리 H는 SK하이닉스가 직원들을 위해 준비한 작은 미술관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위축돼 있는 구성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이벤트의 일환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외출과 외부시설 이용이 어려운 상황을 반영했다.

첫번째 전시회로 오는 30일까지 이천 지역을 대표하는 동양 화가 설지 이영환 화백의 회고전이 열릴 예정이다. 사내 인트라넷 게시판을 통해 '방문 인증'을 남기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직원들의 호응이 좋을 경우 지속적으로 전시회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이색적인 직원 복지에 나선 것은 최 회장의 경영 철학에 따른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구성원이 행복해야 기업이 지속가능하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최 회장은 그룹 계열사의 국내외 사업장에서 100회의 '행복 토크'를 진행하기도 했다. 직원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며 고충을 들은 최 회장은 지난 2월 그룹 경영 방침 'SK 매니지먼트 시스템(SKMS)'을 개정해 경영 지향점을 '지속 가능한 구성원의 행복'으로 정립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이에 발맞춰 사내 구성원들의 행복을 증진하기 위한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 반도체에서 모티브를 얻은 '굿즈(Goods)'를 만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SK하이닉스는 사명 이니셜을 활용해 H·Y·N·I·X 등 5개 컬렉션의 굿즈를 만들었다. 반도체 웨이퍼나 미세회로의 형태를 차용해 사무용품부터 소주잔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지역 공방 및 사회적 기업 등과의 협업을 통해 제작한 제품들이다.

올해 신입사원들에게는 '웰컴 키트'라는 이름으로 수첩과 필기도구, 명함 케이스, 담요와 텀블러 등이 제공됐다. 지난달엔 자녀가 있는 직원을 대상으로 학용품과 자석, 배지 등이 포함된 '어린이날 키트'가 증정됐다. 지난달 말부터는 이천과 청주, 분당사업장 내 팝업스토어를 통해 굿즈들을 전시 및 판매하기도 했다. 회사의 정체성과 지향점이 묻어난다는 점에서 임직원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회사 측은 굿즈를 구성원, 지역사회 등 회사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행복을 나누는 매개체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추후 글로벌 네트워크와 고객사와의 파트너십을 상징하는 'I 컬렉션'을 출시하는 한편, 다양한 대상과 테마를 선정해 새로운 키트들도 선보인다. 고객사와 협력사에 선물하기 좋은 '골프 키트'부터 사회적 가치의 의미를 담은 '소셜밸류 패키지' 등이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웨이퍼의 디자인을 차용해 만든 'Y 콜렉션' 굿즈.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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