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홍콩의 한 쇼핑몰에서 벌어진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100만명 시위 1주년 기념 시위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위대가 '젊은이들 생명은 소중하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서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센트럴 지역의 랜드마크 쇼핑몰을 비롯한 홍콩 내 4곳의 쇼핑몰에서는 회사원, 학생 등 수백 명의 시위대가 모여 송환법 반대 시위 1주년 기념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대는 '광복홍콩 시대혁명', '5대 요구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홍콩에 영광을' 등 시위 주제가도 불렀다.
이날 시위 규모는 지난해 시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6월 9일 100만 명의 시민이 참가했었다. 당시 헬멧과 방패로 무장한 경찰이 강경대응하며 시위대와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와 경찰이 부상을 입는 등 유혈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홍콩 시위대는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올해 송환법 반대 시위 1주년에 시위 규모가 축소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의 시행과 더불어 지난해 11월 취임한 홍콩 경찰 총수인 크리스 탕 경무처장이 시위를 선제적으로 진압하는 강경한 시위 진압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날 시위에 참여한 53명을 불법시위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강행하는 것도 시위 분위기를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 법이 시행되면 반중 인사 등이 최장 30년 징역형에 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시위대는 홍콩 반환 기념일인 7월 1일에도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홍콩서 다시 충돌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중국 정부가 홍콩보안법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어, 이를 반대하는 민주진영의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