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과 구현모 KT 사장. [사진=각 사]
SK텔레콤과 KT가 근무 환경에 변화를 주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언택트(비대면) 추세에 따른 거점 오피스 근무, 유연성을 앞세운 애자일(Agile) 조직(그룹) 구성이 대표적이다. 특히 애자일은 두 회사가 모두 지향하는 시스템인데, 세부 방식에서는 차이가 있다.
9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직원들은 이미 지난 4월부터 거점 오피스로 출퇴근하며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
애자일 조직과 관련해선 이제 시작 단계로, 구체화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술적 측면에서는 삼성전자 등과 함께 추진 중인 '5G 스마트 오피스'의 확장 개념으로 여겨진다. 이들은 지난해 도킹 패드에 스마트폰만 꽂으면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모바일 VDI(가상 데스크톱 환경)를 구축했다. 사무용 PC나 노트북이 없어도 어디서나 업무가 가능한 애자일 조직을 지향한다.
박 사장이 언급한 애자일 조직이란, 미래를 위해 필요한 일인데 관련 조직이 회사에 없다면 팀원이라도 건의해서 조직을 만들 수 있도록 한 조치를 말한다. 기술적인 환경에 더해 자율성을 강조한 것이다. 아직 신청 방식 등이 공지된 바는 없지만,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많은 직원들이 도전할 것으로 내부에서는 보고 있다. 한 발 앞서 SK브로드밴드에서 애자일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도입했다.
애자일 시스템은 처음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들 사이에서 출발했다. 상명하달이 아닌, 명확한 목표와 방향 제시가 핵심이다.
보수적인 '공무원' 이미지가 남아 있는 KT도 구현모 사장 체제에서 애자일 조직 도입에 나섰다. 지난 4월 꾸려진 'BDO(Business Development&Operation)'가 대표적이다.
BDO는 각 부서에서 다양한 연령의 인재들을 차출해 만든 조직이다. 그동안 해결하기 어려웠던 부서 간 협력 과제 등을 소화한다. 역시 신속한 의사결정과 빠른 조직 전환 등을 목표로 하지만, 직원이 자율적으로 나서서 만든 조직이 아니라는 점에서 SK텔레콤과 차이가 있다.
KT 관계자는 "예전에는 신사업 부서만 새로운 아이템을 찾거나 몇몇 태스크포스(TF)에서 경영혁신 활동을 했고, 이렇게 전사적으로 한 건 처음"이라며 "KT만의 애자일 조직인 BDO가 사업적 부문에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