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경찰이 쏜 총에 목숨을 잃는 흑인이 매년 1천명에 달한다는 집계가 나왔다.

미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 따르면 흑인의 경우 무장 여부를 떠나 경찰의 총격에 의해 2015년부터 해마다 거의 1천명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현재 미 전역을 휩쓸고 있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더불어 경찰 개혁 여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집계라 관심을 끈다. 통계에 따르면 2015년에 994명, 이듬해엔 962명, 2017년엔 986명이었다. 2018년과 2019년엔 991명과 1천4명으로 계속 1천명 수준이 유지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자택대피령으로 상당수 시민의 활동에 제약이 있었음에도 불구, 이달 첫 주까지 463명이 사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명 많았다.

  백인 경찰의 과잉 대응에 의한 사망자 중 45%는 백인이며, 23%가 흑인, 16%가 히스패닉이었다. 그러나 전체 인구와 비교해 보면 경찰의 총격에 목숨을 잃는 흑인 비율이 높았다. 미국 인구 중 백인은 60%이고 흑인은 13%, 히스패닉은 18%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용의자가 흉기나 총기로 무장한 경우 94%의 빈도로 경찰 총격이 발생하지만, 무장하지 않은 6%의 상황에서도 전체 인구 비율과 비교해볼 때 흑인이 목숨을 잃는 비율이 높았다고 WP는 분석한 것이다.

한편 2015년 경찰 총격에 비무장 미국인 사망자는 94명인데 이 중 38명은 흑인이었다. 이듬해에는 비무장 미국인 사망 규모가 51명으로 떨어지고 이 중 22명이 백인, 19명이 흑인이었다. 2019년의 경우 비무장 상태에서 경찰 총격으로 56명이 사망했는데 백인은 25명, 흑인이 15명이었다. 비무장 사망자의 전체 규모는 2015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전체 인구 대비로는 흑인 사망 비율이 높다고 WP는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인종차별은 물론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반대하는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미 민주당에서는 이날 흑인 등 소수인종을 겨냥한 폭력을 포함해 공권력의 과도한 집행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