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이번주 제주도에서 시작된 비가 장마철 진입의 신호탄이 될 수는 있지만, 실제로 장마전선이 내륙 지방까지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전국적인 장맛비가 내리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10일 중국 남부에서 저기압이 접근하면서 제주도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오는 곳이 많겠다. 특히 제주도는 이후 저기압의 남서쪽으로 정체전선이 북상함에 따라 며칠간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에 제주에 형성되는 정체전선을 비롯, 대부분의 장마전선은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면서 내륙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물러가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장마가 시작된다’는 표현보다는 ‘장마철에 들어선다’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장마전선은 일반적으로 남쪽에서 북상하기 때문에 제주도-남부지방-중부지방 순으로 장맛비가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제주 지역에 장마전선이 형성됐더라도 내륙 지역 장마 시기는 지체되는 경우도 많다.
기상청은 올해 역시 장마 시기가 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기상청이 지난달 발표한 ‘올여름 기상 전망’에서 “북쪽의 상층 찬 공기가 장마전선의 북상을 막아 제주도에 장마가 시작한 뒤 중부지방까지 북상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오는 10일 제주도에서 장마가 시작되면 이는 장맛 시기가 가장 빨랐던 2011년과 동일한 기록이 된다. 이는 평년에 비해 10일 가량 빠르다. 다만 이번 정체전선은 중국 남부에서 저기압이 북상한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제주도까지 올라오는 것으로, 다음주 이후 제주도 남쪽으로 다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이 장마철 길이와 강수 일수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평년의 경우 중부는 6월 24∼25일, 남부는 6월 23일, 제주도는 6월 19일에 장마가 시작됐다. 따라서 이번주 형성되는 제주도의 장마전선이 세력을 확대해 내륙 지방으로 북상하더라도 중부지방 장맛비와는 5일가량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