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250이 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UFC APEX에서 열렸다. 이날 경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메인이벤트에서는 UFC 여자 통합 랭킹 1위 아만다 누네스(브라질·19승 4패)와 도전자 펠리시아 스펜서(캐나다·8승 1패)가 여성부 페더급(-65.7kg) 타이틀을 두고 격돌했다. 올해로 32세가 된 누네스는 키 172.7cm에 체중 65.7kg이다. 리치는 175.2cm이고, 스타일은 스트라이커다. 상대인 스펜서는 29세로 MMA를 고수한다. 키(170.6cm)와 몸무게(65.5kg), 리치(170.6cm) 모두 누네스보다 적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누네스는 "많은 이들이 스펜서를 평가 절하한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 그는 크리스 사이보그(브라질·22승 2패)와 3라운드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고 치켜세웠고, 스펜서는 "누네스도 사람이다. 대결 역시 또 다른 싸움일 뿐이다. 나는 다를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때부터 원투 지옥이 시작됐다. 누네스가 스펜서의 얼굴 만을 노렸다. 가드를 올리면 어퍼컷에 이은 스트레이트로 두 대는 꼭 때렸다. 다양한 콤비네이션을 시도했다. 로우킥, 바디킥, 니킥, 원투, 카운터 등 상대를 불판에 올리고 자글자글 볶았다. 스펜서가 클린치 상황에서 누네스를 넘어트리려 시도했지만 오히려 넘어진 것은 스펜서. 당황했다. 우위를 점한 누네스는 엘보로 얼굴을 쪼았다.
누네스는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미소는 덤. 2라운드가 시작됐다. 불꽃이 튀었다. 유효타 차이가 엄청났다. 20 대 1로 누네스가 월등히 높았다 스펜서가 테이크 다운을 시도했지만 결국 우위를 점한 것은 누네스. 올라탄 누네스는 마치 사슴을 사냥하는 사냥꾼처럼 환하게 웃었다.
3라운드. 원투만 계속 시도했다. 퍽퍽 박혔다. 계속 맞다 보니 마우스피스가 입 속에서 이탈했다. 킥을 시도하는 스펜서를 내동댕이쳤다. 상대가 한 수 위라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번쩍이는 순간 턱이 돌아갔다.
4라운드 누네스의 타점은 더욱 견고해졌다. 정확하게 안면을 노리기 시작했다. 상대인 스펜서는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무용지물인 가드와 날아오는 원 투가 무서워서 짧게 뻗는 주먹이 야속했다. 누네스는 10초를 남겨두고 리어 네이키드 초크를 시전했다. 이길 수 있는 상황. 아쉽게 호른이 울렸다.
마지막 5라운드가 시작됐다. 스펜서의 얼굴에는 선혈이 낭자했다. 싸울 의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표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구겨지기 시작했다. 심판 판정으로 이어졌다. 허브 딘이 두 선수의 손목을 쥐었다. 3-0(50-44, 50-44, 50-45) 몰표로 누네스의 손이 번쩍 들렸다.
이로써 누네스는 2015년 3월부터 11연승을 쌓았다. 11연승은 UFC 여자 선수 최다승 기록이다. 누네스는 20승 4패로 1승을 추가했고, 스펜서는 8승 2패로 1패를 더했다.
한편 코너 맥그리거(아일랜드·22승 4패)는 경기 종료 직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를 통해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오늘 MMA에서 은퇴하기로 마음 먹었다"는 글과 함께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맥그리거는 UFC 간판스타다. 그는 페더급과 라이트급을 동시에 석권했다. 지난 1월 웰터급에 도전한 그는 도날드 세로니(미국·36승 13패 1무효)를 상대로 40초 TKO 승리를 거뒀다. 악동의 아이콘이 근면성실의 아이콘을 꺾은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외신 및 격투기 전문가들은 은퇴한 맥그리거를 보고 '곧 복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는 수차례 SNS를 통해 은퇴를 선언했다가 번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