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 청 홍콩 법무부장관은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가진 인터뷰에서 “홍콩 보안법에 따르는 기소 여부는 중국 본토가 아닌 홍콩 법무부가 결정할 것”이라며 “홍콩의 법률 원칙과 인권 보호가 준수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우려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 장관은 "홍콩 보안법 관련 재판도 다른 사건과 마찬가지로 무죄 추정의 원칙, 합리적 의심이 아닌 충분한 증거를 통해서만 유죄를 입증하는 원칙 등이 지켜질 것"이라며 "공개 재판의 원칙도 지켜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홍콩 보안법을 전담할 특별법정 설립 가능성도 언급했다. 청 장관은 "우리는 특별법정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법정은 법관들이 특정 법률 현안을 더 잘 이해하게 해 사법 효율성을 높일 것이며, 이는 다른 나라에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실제 청 장관은 홍콩 보안법이 소급 적용될 가능성과 공개 재판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을 열어 놨다.
그는 "홍콩 보안법은 원칙적으로 소급 적용되지 않겠지만, 국제적, 보편적 법률 관행이 허용하는 한에서 소급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가 기밀과 관련된 재판의 경우 공개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급 적용이 이뤄질 경우 지난해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 등에서 반중 활동을 했거나, 미국에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 제정을 촉구한 민주화 인사 조슈아 웡 등이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홍콩 정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청 법무장관, 존 리 보안국장, 크리스 탕 경무처장, 에릭 챈 행정장관 판공실 주임과 3일 베이징에 방문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홍콩보안법이 전인대 상무위원회의 심의와 표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람 장관의 이번 방문은 중국 중앙정부에 홍콩정부의 입장을 개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실질적으로는 홍콩보안법 제정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형식상 절차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람 장관의 베이징 방문은 중국이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홍콩보안법 입법 절차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람 장관은 베이징으로 떠나기 앞서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가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한다면 이는 미국 자신의 이익을 해치는 것”이라며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