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0'대 악몽 인도서 부활...글로벌 주요시장 회복 신호탄

2020-06-0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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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가 4월 '제로(0) 판매 위기'를 겪은 인도에서 지난달 회복세를 보이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현대·기아차는 신차 사이클과 현지 투자 확대 전략으로 인도뿐만 아닌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V자 반등'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인도에서 총 6883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5월(4만2502대)보단 판매량이 83.81% 감소했지만, 지난 4월 연이은 공장 셧다운으로 인해 판매량 '0'대라는 최악의 성적에서는 벗어난 모양새다. 기아차는 5월 한 달간 1661대를 판매했다.

지난달 현대차 인도 판매는 현지 시장 간판 모델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3213대)가 이끌었다. 현대차는 지난 2월 크레타 2세대 모델을 인도에 공개하고, 3월부터 판매에 돌입했다. 이외에도 소형 세단 '베르나', 소형 SUV '베뉴' 등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시장 역시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러시아 시장에서 현대차는 2426대, 기아차는 4334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현대차는 85%, 기아차는 78% 줄어든 수준이지만, 러시아에 진출한 해외차 브랜드인 쉐보레(-100%), 포드(-100%), 혼다(-90%), 미쓰비시(-95%)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러시아 국민차로 불리는 현대차의 '쏠라리스'와 리오, 크레타 등 현지 시장에 최적화 된 모델로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또한 4월 가동을 멈췄던 브라질, 미국, 터키, 러시아, 멕시코 등의 공장도 재개되며 판매량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러시아서 현지 업체 추격...현지화 모델·온라인 판매 강화 
특히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가 현지 업체들의 점유율을 바짝 쫓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전체 완성차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현대·기아차가 선방하면서 점유율 확대라는 반사이익을 얻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달부터 본격화 된 공장 재가동과 신차 사이클을 통해 3분기에는 '포스트 코로나' 반전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약 50%의 인도시장 점유율을 보인 업체인 마루티-스즈키와 격차를 지난달 소폭 좁혔다. 마루티-스즈키는 지난달 인도시장서 전년 동월(12만1018대) 대비 88.68% 급감한 1만370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이로 인해 마루티-스즈키의 점유율은 37.43%로 한풀 꺾였고, 현대차(18.80%)가 2위로 바짝 추격중인 모양새다. 

러시아 시장에서도 1월~3월까지 현대·기아차는 9만3446대를 팔아 점유율 23.5%로 러시아 업체 아브토바즈(7만9600대·20.0%)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어 코로나 타격이 본격화 된 4월 현대·기아차는 총 6760대를 팔아 아브토바즈(9396대)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다만, 연내 7종의 신차를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어서 3년 연속 러시아 시장 40만 대 판매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시장에서도 지난 4월 판매량은 줄었지만, 점유율은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현대차는 4월 미국에서 3만5000대, 기아차는 3만2000대를 판매했다. 판매량은 각각 39.0%, 38.3% 줄어들었지만,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각각 0.6%포인트 상승한 현대차 4.9%와 기아차 4.5%로 기록됐다. 또한 지난달 앨라배마 공장과 조지아 공장을 재가동한 만큼 판매 감소폭은 추후 더욱 좁혀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현지 온라인 판매 실시, 공장 등 신규 투자 강화 전략을 추진한다. 현대차는 해외에서 온라인 판매망 '클릭 투 바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등 판매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온라인 판매망을 통해 현지 500개 이상 딜러사들을 실시간 연결하고, 자사 모델의 고객 문의부터 판매까지 한번에 진행되는 '엔드 투 엔드'를 실시한다. 

러시아 시장에서도 온라인 판매가 강세다. 러시아 오토스팟 포털 등에 따르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현대·기아차가 차지했다. 지난달 온라인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현대차 크레타로 전체 판매량의 12.7%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차 솔라리스가 8.3%로 2위, 기아차의 SUV 모델인 스포티지가 6.7%로 3위를 차지했다. 기아차 쏘울도 6.4%로 4위에 기록됐다.

◆현지 공장 건설·재가동 통해 유통망 확대 
또한 현지 공장 건설과 재가동을 통해 신속하게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차의 엔진을 생산하는 현대위아는 지난달 26일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상트페테부르크의 엔진생산 공장 건설을 승인받았다. 내년 11월 완공되는 이 공장에선 연간 24만대의 규모의 엔진을 생산할 계획이다. 러시아 정부가 외자투지를 위해 기업투자촉진제도(SPIC)를 추진 중이어서 부동산세와 토지이용료 등이 면제돼 수익성 개선 효과도 노린다. 

인도 시장에서도 코로나19로 멈춰선 판매 및 유통망을 본격 재점검한다. 지난해 7월 인도 아난타푸르 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현지에 본격 진출한 기아차는 하반기에는 엔트리 SUV '쏘넷' 등을 출시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레저용차량(RV) 특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지위를 공고히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는 인도 아난타푸르 공장의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5500만달러(약 675억원)도 추가로 투입한다. 기아차는 올해 인도 시장에서 12만4000대 판매 목표를 세운 바 있다. 기아차는 앞서 올해 2월 소형 SUV '셀토스' 인기에 힘입어 누적판매량 기준 시장 3위까지 올라서는 저력을 발휘했다. 

또한 침체된 중국 시장 회복을 위해서는 대대적인 마케팅 강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침체된 중국 자동차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자동차 구매를 주저하고 있는 중국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차종교환, 신차교환, 안심 구매 등 고객 케어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사진 = 아주경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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